지난 주에 거의 30년 가까이 돼서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을 찾아 전화를 했었습니다.
청주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되셨더군요.
그동안 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를 알아내고 다시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얼굴을 확인하고 그리고 벼르고 별러 전화를 한 것입니다.
세월의 무게와 속도, 그 속에서 옅어져가는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 한 것은 아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시는 모양이었습니다.
코 찔찔 흘리고 얼굴 동그랗던~~~ 거기까지 말씀하시고는 얼버무리셨습니다.
전화 목소리기는 해도 중년의 중후함-??-이 느껴지는 제자한테 말을 놓기도 그렇다고 공대를 하기도 뭐한 곤혹스러움이 수화기 저쪽에서 느껴졌습니다.
그 잠깐의 순간에 한없이 흘러가버리고, 빠르게 지나가 버리고, 속절없이 사라져가버린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길이와 속도를 생각했습니다.
'제가 허접한 책 한 권을 냈는데 드리고 싶어서요...'
그렇게 말 해 놓고 나는 보는 사람도 없는데 괜히 머쓱해졌습니다.
짝사랑을 들켜버린 기분 같다고나 할까요?
선생님께서는 집에 가서 확인-???-한 후에 연락을 주마고 하셨습니다.
하대도 공대도 아닌 어정쩡한 종결어미로 말입니다.
그렇게 27년만의 통화를 끝냈습니다.
27년이라니.... 지금 이렇게 쓰다보니 정말 긴 시간입니다.
그 긴 시간동안 나는 선생님에 대해 별로 잊은 것이 별로 없는데 선생님께서는 아니었네 하는 실망도 있었지만 뭐 지나가는 제자가 십 수명도 아니고 수천 수만일지도 모르는데 뭐 당연한 일이지 싶기도 합니다.
나는 겨우 십 년 전에 학원에서 가르쳤던 아이들도 어떤 애는 까마득한데 말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아직 전화를 안 주셨습니다.
엊그제 집에 가면서 이유를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뭐 어려운 시절이었던지라 앨범같은 것도 없이 그저 단체 사진 한 장이 졸업기념이었으니 아무리 애 써도 찾을 수 없었거나, 아니면 경황 중에 제가 책을 냈는데요... 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혹 책 팔려는 의도로 들렸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30년 가까이 돼서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제자라는 여자가 무슨 영업사원같은 노련한 목소리로 호호거리며 얘길 했으니 그럴지도 모르지.... 어쩌구 하면서 나는 확실하지도 않은 일을 떠올리며 괜히 씁쓸해졌었습니다.
그것이 요즘 저 가슴 밑바닥 어딘가에서 근원을 알 수 없이 일어나는 쓸쓸함의 정체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자학할 것까지는 없구...'
내가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러저러한 얘기를 꺼내자 하셨던 대답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괜히 내 사랑은 그만 쓸쓸한 게 되어 버리고 만 것입니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사랑의 종류는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그 여러 가지 중에 그래도 제자로써 오랫동안 간직하고 변하지 않았던 스승에 대한 사랑이 그만 바스락 부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고, 사그라들지 않은 것은 없겠지요.
그렇게 시간과 인간에 대한 덧없음을 실감했습니다.
늘 현재는 주춤주춤 가는 것처러 보이는데, 그 속에서 나는 빠르게 늙어 가는군요.
청주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되셨더군요.
그동안 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를 알아내고 다시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얼굴을 확인하고 그리고 벼르고 별러 전화를 한 것입니다.
세월의 무게와 속도, 그 속에서 옅어져가는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 한 것은 아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시는 모양이었습니다.
코 찔찔 흘리고 얼굴 동그랗던~~~ 거기까지 말씀하시고는 얼버무리셨습니다.
전화 목소리기는 해도 중년의 중후함-??-이 느껴지는 제자한테 말을 놓기도 그렇다고 공대를 하기도 뭐한 곤혹스러움이 수화기 저쪽에서 느껴졌습니다.
그 잠깐의 순간에 한없이 흘러가버리고, 빠르게 지나가 버리고, 속절없이 사라져가버린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길이와 속도를 생각했습니다.
'제가 허접한 책 한 권을 냈는데 드리고 싶어서요...'
그렇게 말 해 놓고 나는 보는 사람도 없는데 괜히 머쓱해졌습니다.
짝사랑을 들켜버린 기분 같다고나 할까요?
선생님께서는 집에 가서 확인-???-한 후에 연락을 주마고 하셨습니다.
하대도 공대도 아닌 어정쩡한 종결어미로 말입니다.
그렇게 27년만의 통화를 끝냈습니다.
27년이라니.... 지금 이렇게 쓰다보니 정말 긴 시간입니다.
그 긴 시간동안 나는 선생님에 대해 별로 잊은 것이 별로 없는데 선생님께서는 아니었네 하는 실망도 있었지만 뭐 지나가는 제자가 십 수명도 아니고 수천 수만일지도 모르는데 뭐 당연한 일이지 싶기도 합니다.
나는 겨우 십 년 전에 학원에서 가르쳤던 아이들도 어떤 애는 까마득한데 말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아직 전화를 안 주셨습니다.
엊그제 집에 가면서 이유를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뭐 어려운 시절이었던지라 앨범같은 것도 없이 그저 단체 사진 한 장이 졸업기념이었으니 아무리 애 써도 찾을 수 없었거나, 아니면 경황 중에 제가 책을 냈는데요... 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혹 책 팔려는 의도로 들렸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30년 가까이 돼서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제자라는 여자가 무슨 영업사원같은 노련한 목소리로 호호거리며 얘길 했으니 그럴지도 모르지.... 어쩌구 하면서 나는 확실하지도 않은 일을 떠올리며 괜히 씁쓸해졌었습니다.
그것이 요즘 저 가슴 밑바닥 어딘가에서 근원을 알 수 없이 일어나는 쓸쓸함의 정체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자학할 것까지는 없구...'
내가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러저러한 얘기를 꺼내자 하셨던 대답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괜히 내 사랑은 그만 쓸쓸한 게 되어 버리고 만 것입니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사랑의 종류는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그 여러 가지 중에 그래도 제자로써 오랫동안 간직하고 변하지 않았던 스승에 대한 사랑이 그만 바스락 부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고, 사그라들지 않은 것은 없겠지요.
그렇게 시간과 인간에 대한 덧없음을 실감했습니다.
늘 현재는 주춤주춤 가는 것처러 보이는데, 그 속에서 나는 빠르게 늙어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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