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

토하다...

오애도 2016. 5. 6. 11:34

새벽까지 깨 있다가 늦게 잠이 들었었다.

자려고 누우면 가끔 엄니 생각 때문에 벌떡 일어나 앉는다.

스스로 일어나지도 서지도 한 발자국 걷는 일조차 못하신지 6개월이 지났다. 어느 땐 눕는 일도, 누워서 몸을 돌리는 일조차 못하신다.

그야말로 질질 끌고 간신히 차에 오르고 저녁 때가 되면 간신히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오는 일이 걷는 것의 전부다 . 센터에서 나와 도와주는 사람들보다 내가 요령이 더 나은 터라  거의 내 힘으로 내리고 걷는다. 가끔 화장실을 가시거나 운동하자고 거실 한 바퀴 도는 일은 거의 내가 엄니를 지탱에 걷는데 언제부터인가 내 오른팔이 나갔다. 팔꿈치가 나가서 약을 먹어도 파스를 붙여도 효과가 없다. 지금은 엄니를 만지는 것조차 겁이 날 지경이다.

엄니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  기저귀 채우느라 잠시 일으켜 세울 때 엄니의 무게는 쌀 한가마다. 잔뜩 긴장한 터라 어깨을 들어올릴 수가 없다. 발자국을 뗄 때마다 엄니의 무게는 두 배로 늘어난다.

내가 속상한 것은 물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공포 때문에 발을 못 디디고 다리는 못들고 몸의 텐션을 풀지 못해 아래 쪽으로 중심을 내려놓지 못할 뿐인 것이다.

그 생각이 들면 자려고 누웠다가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벌떡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어제는 유난히 힘들게 차에 태우느라  씨름을 하는 것을 보고 먼저 타고 있던 엄니보다 훨씬 나이 많은 노인들이 툭툭 어깨를 두드려 주셨다. 복 받을겨~~  빨리 나으라고 기도할게. 하이고 애쓰네... 

엄니 차에 태우고 엄니 등에 얼굴을 댔는데 눈물이 줄줄 흘렀다.


어젯밤에 그렇게 일어나, 주무시는 엄니 침대 끝에 앉아서 주절거렸다.

엄니는 말여요. 내가 저방에서 아프고 아파서 소릴 질러도 와 보지도 못하시잖어. 우리 딸 왜 그러냐고 기어서도 못 와보잖어. 그게 지금 엄니 모양새여요. 엄니는 사는 게 좋아요?...  죽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엄니 나는 요새 사는 게 훨씬 무섭네. 무섭고 무섭네... 살면서 건방 떤 거 같지 않는데 요샌 사는 게 무서워요.

엄니  이젠 아들들한테 가셔요. 아들 넷이니까 돌아가면서 석달 씩 계셔. 나 손들고 나올 겨. 불편하면 그건 엄니 몫이고 힘들면 그건 자식으로 태어난 걔들 몫인겨...

 엄니는 말없이 듣고 계셨다.


아침에 깨기 전에 그리고 꿈을 꾸었다. 잔뜩 체한 아이를 어르고 얼러서 다아 토해내게 하는 ... 차가웠던 몸이 따뜻해지는 걸 느끼면서 깼다.  체했던 아이는 엄니였는지 모르겠다. 그랬다면 엄니는 나아지실 거고 그게 나에게 해당되는 상징이었으면 엄니는 조만간 나를 떠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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