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예상한대로...

오애도 2012. 6. 3. 15:45

이번 주도 내에~ 역시나 바빴다.

외국에서 다니러 온 지인을  만났는데 내가 가르쳤던 그녀의 두 아들들이 어찌나 듬직하게 컸는지 괜히 내 자식들처럼 가슴이 벅찰 지경이었다. 초등학교 때 별거 아닌 말썽으로 지청구를 듣던 얼라는 캐나다에서 경제학을 전공해 졸업을 했고 거시경제 쪽으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면서 혹 도움을 줄 사람이 주위에 없냐고 물었다. 우리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 관해 아런 저런 얘기를 했고 제시 리버모어의 자서전과 중국 산업에 관한 것, 그리고 주식거래에 관한 책을 빌려주면서 나는 격세지감을 느꼈다.

아이들은 자라고 나는 늙는 것이다.

그들은 발전과 향상과 진보를 해 나가고 있고 '나'는 정체되고 고착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흐뭇하고 한편으로 나를 돌아본다.

금요일엔 대학 동창을 만나 으쌰~ 즐거웠고, 어제는 곗날이어서 친구들이 왔었다. 그리고  겹쳐서 내가 참 좋아하는, 그리고 나를 참 좋아하는 사촌 여동생 내외가 왔었다. 이 부부는 그저 보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질만큼 자알, 재밌고, 알차고 야무지게 산다.

문득 보면서  이야~ 저렇게 살면  결혼해 사는 것도 참 좋은 거구나... 느껴질 정도로...

나보다 열 네살 쯤 어린 동생은 존경스러울 만치 선량하고 성실하고 야무지다. 그런 성향은 내가 열 두번 죽었다 깨어나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러니 글케 복받고 사는지도...

내가 흐뭇한 건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는 것이다.

두시 가까이까지 떠들다가 문득,

야~ 공부해서 서울대 입시를 한 번 해볼까 하는데 어떠냐? 진짜 진지하게 학문이 하고 싶어진다.

좋다. 은니는 될끼다.

기래? 수능 영어 어렵나?-부산서 잘 나가는 영어 과외선생이다-

한~개도 안 어렵다. 은니 수준에서는... 아마 은냐는 단어만 외우면 될끼다.

그건 아이다. 난 사실 중학 문법도 완벽하지 않다. 공부를 해야겠는데 어떤 책이 좋노?-얘랑 말하면 괜히 되도 않는 경상도 사투리가 튀어나온다.-

-쓱쓱 적어주며- 이거 하고 이거하고 두 개만 하믄 될끼다. 언니한테는 이 정도는 껌이다.

- -속으로- 날 과대평가하고 있군ㅋ- 

-웃으며- 이야~ 재은이 입학하기 전에 내가 먼저 입학해서 졸업해야 안되겠나?

좋오치~

하여 오늘 수업 재껴져서 책 사러 교보문고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는데 더위 때문에 참았다. ㅋㅋ

 

하여 수업 두 개가 재껴져 탱자거리는 일요일 오후에 맘이 바빠진다.

다음 주도 역시나 꽤 바쁠 것이다.

물론... 이러다 한동안은 조~용하고 고즈넉하게 살게 되겠지.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일상의 사건들은 그렇게 몰려다니는 것.

으쌰~ 잘 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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