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늘도 수업이 없었다.
하여 수요일부터 나흘 째 밥을 버는일은 안하게 된 것이다. 방학 끝나면 어쩔 수 없이 토욜 수업을 해야겠지만 뭐... 이렇게 딩가딩가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고 놀면 작히나 좋으랴~~ 물론 일욜이 짤없이 열 두시간 수업이 돼 놔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게 낫다. 아플 때 왕창 아프고 힘들 때 왕창 힘들고...
그럼 나머지 날들은 뭐하냐? 하면 딱히 대답할 만한 것은 없다. 요즘 며칠은 열 두시간 이상씩 들여다보는 것이 있어서 전혀 무료하진 않은데-오히려 다른 모든 것이 다아 올스톱!!!- 나중엔 부지런히 산이라도 다녀야겠지.
날씨는 종일 미친년 속치마-??- 같았다. 퍼붓듯이 쏟아졌다가 살짝 갰다가 다시 후둑이다가... 언제쯤 제자리로 돌아가게 될지 슬쩍 짜증이 나기도....
딱 한 번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일 외엔 종일 집안에 있었다. 어제도 물론 한 발자욱도 안 나갔다가 다아 늦게 친구랑 저녁을 먹으러 갔을 뿐이다. 이렇게 한 발자욱도 안 나가는 일이 많으니까 점점 하고 싶은 게 없다. 옷을 사는 일도 그렇고 꾸미거나 치장하는 일에는 원래 그닥 관심이 없었지만 더어 관심이 없어졌다. 그저 시장보는 일 외에는 뭐 돈써야 할 일도 없다. 흠...근디 왜 떼부자가 아닐까? ^^;; 집에서 일케 방콕하고 살면 사실 그렇게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실 그렇게 큰 공간도 필요하지 않다. 하루 종일 작은 방 책상 앞에 앉아 있다보면 저쪽 잠자는 방이 비어 있는게 아까운 생각이 드는데 사실 이건 전형적인 프롤레타리아트적 사고이다. ㅋㅋ.
어쨌거나 내 기준은, 나 어릴 때 제대로 못입고 못 먹으며 지낼 때니까 그 때에 비하면 이건 정말 호화판 생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어찌 범사에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중에 늙어 혼자 살게 될 때도 생각해 보면 뭐 그리 어려울 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아플 때 어쩌구 하지만 글쎄.... 울 할머니 평생 병원 한 번 안 가시고 거친 음식 드시며 87세까지 사셨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산에 삭정이 주우러 다니셨고 허리도 굽지 않으셨었다. 치아는 한 개도 없으셔서 딱딱한 것은 못 드셨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울 할머니는 참 긍정적이고 유쾌하셨던 같다.
나는 인명은 재천이라고 믿는데다 분명 어떤 누구보다도 신으로부터 많은 것을 부여받은 게 틀림없는 관계로 당연히 착한 내 하느님은 내 몫에 맞게 자리를 마련해 놓으셨으리라는 확신이 든다. 하하.
가끔 죽을 때를 생각해 본다.
나 죽으면 이 블로그는 어찌될 것인가.... 비공개로 썼던 글들은 여전히 비공개로 생명 없는 공간에 남아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운영자가 알아서 없애주는 걸까? 죽는 걸 미리 알면 차근차근 다아 삭제를 해야겠군.
아냐... 거기에도 나름 주옥같은 것-??-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꿈 이야기와 그것이 어찌 실현됐는지가 주를 이룬다- 누군가 해킹을 해서 자료로써 쓰여질지도...
별 생각을 다 한다. 그런 의미로 퍼억!!! 교통사고나 이런 걸로 가고 싶진 않다. 뭐 일찍 죽는게 억울해서가 아니라 조금은 주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그리고 이만큼 별 일 없이 살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한 걸...
나 죽으면 내 새끼는 어쩌라구... 하는 집착을 보일 일도 없고, 마누라 없어서 꼬질꼬질하게 살아야할 남편도 없고... 기껏해야 블로그나 십수년 전에 썼던 일기장 걱정이나 하고 있다니 정말 쿨하다. 하, 하, 하
그렇게 토요일 하루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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