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찾기 게임에 필이 꽂혀서리 그냥 아무때나 실실 하다보니 화악!! 시력이 나빠진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뢰찾기 때문에 나빠진 것은 아닐 것이고 좌우 2.0, 1.5를 자랑하던 시력이 이제는 제법 어른어른 예전엔 문제 없이 읽어냈을 간판의 작은 글씨가 흔들릴 지경입니다. 가까운 것이 안 보여서 눈에서 멀찍하니 떨어뜨려야 보이는 지경은 아니지만 역시나 예전엔 너끈히 읽어 치웠을 깨알 같은 글씨도 어름어름합니다. 눈에 뭔가 앏은 막 같은, 그러니까 예전에 사탕 사믄 겉껍질 말고 속에 얇은 비닐로 싸여 있어서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던 뭐 그런 비닐막 같은게 덮여 있는 느낌이 듭니다.
노안일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그야말로 너무 많이 써먹어서 눈이 나빠진 것일 수도 있겠지요.
아직은 눈에서 멀찍하니 떨어져야 보인다거나, 미간을 잔뜩 찌푸려야 보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침대에 누워 티비 자막을 뚜렷하게 읽을 수 없는 걸 보면 확실히 시력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상황으로 봐서는 돋보기가 아니라 안경을 써야 할듯...
아직 바늘귀도 잘 꿰고 뜨개질하는데까지 어른어른 하진 않지만 조만간 더 나빠지겠지요. 이렇게 몸은 자연의 섭리에 발맞추어 갑니다.
더 나빠지기 전에 책을 많이 읽어놓고, 공부를 많이 해놔야할텐데 어쩌자고 요즘은 통 책읽는 것에 흥미가 없어졌습니다. 뭐든 해야하고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아서 그냥 책 읽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티비는 자기 전에 잠깐, 아침에 눈뜨고 잠깐 보는 것 외엔 거의 안 보고, 음악도 거의 안듣고, 신문을 구독하긴 하지만 꼼곰히 챙겨 읽는 것도 잘 안합니다. 한때 미친듯이 봤던 영화는 정말 믿어지지 않을만큼 흥미를 잃었습니다. 그래도 요즘 밤중에 혹은 새벽에 오래된 영화가 걸리면 보게는 됩니다.
최근에 본 것은 알 파치노의 여인의 향기, 제리 맥과이어, 어느 멋진날... 모두 참으로 좋은 영화들이지요. 그리고 분명 두어번씩은 본 것들이기도 합니다. 알 파치노의 마지막 연설이 너무 멋있었던 여인의 향기는 탱고 신으로 유명하지요. 제리 맥과이어나 어느 멋진 날의 톰 크루즈나 조지 클루니 같은 남자 배우들이 참 새삼 멋있어 보입니다.
코코 샤넬 2-미니 시리즈인 모양...??-도 재밌습니다. 언제 하는지 몰라서 그냥 걸리면 보는데 어쩌다 운 좋게 한참 전에 본 그 후부터 이어 보게 되었지요. 이번 에피소드는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카펠-가 그녀를 만나러 오다가 교통사고로 죽습니다.
뛰어나게 파격적이고, 대단히 독립적이었으며, 누구보다 자유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퍠션을 창조한 그녀였지만 그렇게 사랑만은 허락받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루거나 갖추었을 때 어쩌면 가장 만만하게 내어줄 수 있는게 남녀간의 사랑.... 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운명의 속성에서는 말입니다. 대신 사랑에 목숨을 걸고 삶을 거는 일들도 있을 것이겠지요. 모든 것을 다아 갖춘다는 것... 그건 분명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섭리와 신의 섭리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쯤은 이미 알고 있을 뿐입니다.
이번 주 들어 한번도 산엘 못갔습니다. 오늘은 혼자서라도 산엘 갈까 했다가 어영부영 하루가 다아 갔습니다.
다음 주부터 시험 기간인지라 매일 저녁 알라들이 우루루 왔다가 갑니다. 다행이 삼학년들 시험이 일찍 끝나서 훨씬 수월합니다.
그렇게 이번 시헙이 끝나면 한 해가 다 간 것입니다. 분명히 그만 나오는 알라도 있을 것이고 새로 들어오는 알라들도 있을 것입니다.
떠나는 사람이 섭섭한 것인지 새로 오는 알라가 반가운 것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헤어지는 것도 삶의 이치고 만나는 것도 삶의 이치일테니까 그저 마음만 다 하면 됩니다.
그만두는 알라들한테 밥이라도 한 끼 사줄 생각입니다.
이번 주말엔 우리 집에서 한 번 자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녀석이 있어서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습니다. 시험 공부도 할 겸, 삐까 번쩍한-??- 즈이 집 놔두고 어째서 어두 컴컴한 우리집을 그리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날 일찍 수업이 있는지라 크게 황당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랬더니 다른 애들도 저요!! 저요!! 하고 손들고 3학년 알라들도 나도 해보고 싶었어요~~를 외칩니다.
흠... 이러다 기숙학원 차리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아이들 중에 가끔,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 키울수가 있을까가 궁금한 애들이 있습니다. 누구든 자식을 잘 키우는 게 부모들의 지상목표일텐데 알라들이 가지각색인 걸 보면 뭔가 방법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거나 아니면 정말 성향 혹은 기질상의 문제인지도 모르지요.
엄마를 보면 자식을 알 수 있고, 자식을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어떤 땐 맞는 거 같기도 했다가 어느 땐 아리송했다가... 합니다.
그렇긴 하지만 모두들 색깔은 다르지만 미운데 없는 알라들이어서 이게 웬 복??? 하는 중입니다. 공부만 잘하고 싸가지 없는 것보다는 공부는 못해도 제법 싸가지가 있는 인간이 훨씬 나은 거인데 어쩌다 보니 요새는 싸가지의 탑재는 나 몰라라... 하믄서 그저 성적만 꾸역꾸역 채우면 된다고 믿는 부모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 싸가지라는 것이 꼭 술마시고 담배 피고의 문제가 아니라 되먹지 않은 심성이나, 극도의 이기심, 시건방 따위인데 누구 말대로 요즘은 된사람이고 뭐고 필요없이 그저 난넘만 되라... 는 식이지요.
나만 잘 살믄 되고, 내 새끼만 잘 되믄 되고 그래서 내 자식 살아야 할 환경 따위엔 관심없고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하는부모들 보면서 왠지 앞으로 반세기도 되기 전에 지구의 종말이 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는...
내일부터 문화센타 겨울학기가 시작됩니다.
홈패션은 의외로 지리멸렬한데 뜨개질은 박차를 가하고 있지요. 스웨터 앞판 뜨면서 코를 빠트려 이걸 풀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인데 그러면서도 곰실곰실 뜨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일 가면 다아 풀으세요~~ 할지도 모릅니다.
눈이라도올 듯한 날씨지만 이렇게 푹해서야 비가 오겠지요. 느릿느릿 평화롭게 또 하루가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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