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보석같은 날.

오애도 2007. 12. 11. 09:33

초등학교 동창모임에 참석했었습니다.

스타는 늦게 등장한다고-가 아니라 다음 날 시험 보는 녀석들 보충하느라...-한시간 반이나 늦게 도착해서리 박수 받으며 들어섰다는... ㅋㅋ. 정말 30년만 보는 친구도 있었고 이런!! 총기 하나는 내세울만 하다고 굳게 믿었는디 얼굴이 기억 안나는 친구가 있어서 깜작 놀랐습니다.

뭐 거두절미하고 그냥 마음 따뜻하고 즐겁고 기쁘게 잘 놀다 왔습니다. 일차 이차 끝나고 여자들-주부-은 죄 먼저 가고 남자 좋아하는-^^;;- 나만  끝까지 남아 3차까지 갔었습니다. ㅋㅋ. 뭐 이런 게 혼자 사는 묘미가 아닐까요? 빽빽 우는 새끼도 없고, 눈치 봐야하는 신랑도 없고 말이지요. 정말 가슴 절절히 뼛속 깊숙히 싱글로 살아서 정말 좋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하하하.

어릴 때 코흘리개 친구라는 것이 30년이 지났거나 말거나 단숨에 그 때로 돌아가, 먹은 맘 없이 기쁘고 따뜻하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들 세월의 흔적이 제법 있어서 저 친구들의 모습이 내 모습이지 싶습니다. 누구하나 시간을 비켜갈 수 없지요...

어쨌거나 아~~~주 유쾌하고 해피한, 마음 따뜻하고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12월의 하룻 저녁이었습니다. 매일매일의 날들 중에 이렇게 반짝!! 보석같은 날들이 박혀 있습니다.

 

 

오래 전에 누군가 말했습니다. 그 때 나는 서른 막 들어섰었고, 그 사람은 마흔의 중반 쯤을 달리고 있었지요.

나이 마흔이 넘어 친구들 모습을 보니까 비로소 인생의 모습이 보이더라고... 성공했거나 실패했거나 더러는 생을 마감한 친구가 나오는 것도 그렇게 마흔 넘어서라고...

한 친구가 갑작스레 생을 마감했다는 말을 듣고 일초도 안 걸려서 떠 올랐던 말입니다.

4년 전 쯤  다른 친구를 통해 연락이 되서 굽이굽이 버스를 타고 가서 역시나 30년 가까이 지나서 만났던 친구였습니다. 신랑하고 부지런하게 빵을 구워 파는 베이커리 사장이 되 있던 그녀는 나중에 한 보따리 빵을 싸주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오학년 때 쯤 내 짝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여전히 빵을 잘 굽고 있지?? 무심코 내뱉은 인사였는데 돌아온 대답이...

순간 가슴이 큭!!!아파왔습니다. 슬픔이나 뭐 그런 거 느낄 겨를 없이 그저 순수한 통증...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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