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안개속에서...

오애도 2006. 10. 10. 10:12
 

우중충한 불의 날 아침이다.

온다는 비는 없고  안개 자욱한 10월의 순-旬-...

자욱한 안개처럼 대내외적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차후가 오리무중-??-이다.

 반공이 국시였던 나라에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나라들이 천하에 악한에 머리에 뿔이 난 도깨비거나 잔인하기 짝이 없는 악마 쯤으로 배웠던 시기가 하필 십대였던 것도 실체도 없는 이데올로기 전쟁으로 만들어진 인공의 섬에서 자라난 반도국민의 팔자인지도 모르겠다.  

나란 인간은 어쨌거나 어떤 사실에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호들갑을 떠는 인간이 못되는 지라 흠.... 하는 태도로 관망 중이다. -뭐 관망을 안 하면 뭘 어쩌겠는가말이지만서도...-

어제 지인과 더불어 청계산에 오르면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사람의 기본을 믿는다. 적어도 한 나라를 다스리는-??-사람이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 국민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너죽고 나죽자는 식의 공도동망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는 물론 나는 생각지 않는다. 왜냐면 사람이니까 말이다. 물론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도많은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믿을 건 못 되겠지만 그래도 십 수년동안 한 나라의 체제를 이끌어 온 사람들 아닌가 말이다. 

당연히 내가 십대였다면 과한 의분에 지극히 국수적인 정의에 불타서 당장 총들고 나갈듯이 붕붕거렸겠지만 나는 이제  전후를 그런대로 분간할 줄 아는 사십대가 아닌가!!!

그렇다고 핵이 폭발해서 죽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도 안 생기는데 그렇게 죽는다면 그것도 내 명이 다해서 그러려니 하는 지극히 운명론적인 인간이다 -쓰고 보니 이상하군-

어쨌든 북핵문제는 분명 우리같은 평범한 시민은 알 수 없는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알력의 소산이다.

그것이 하필 갖고 휘두르기엔 치명적으로 위험한 무기라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이미 과거의 미,소 냉전체제하에서 만들어진 핵은 지구를 다 날리고도 남을 양이지 않은가...

여하간 나는 위험한 물건은 만지지 말자주의를 갖고 사는 인간이다. -그런 이유로 난 자동차운전도 못한다 ^^;;-

 

요즈음 아이들과 읽는 책이 걸리버 여행기이다.

그 책이 단순한 어린이용 책이 아니라 당시 반목을 일삼던 영국의 휘그당과 토리당의 정치적 상황을 풍자한 것이라는 얘기는 차치하고, 나는 까짓 계란 껍질 까먹는 걸로 소모적인 전쟁을 치루는 소인국 사람들 얘기를 통해 실체없는 허상의 사상이거나 이념이거나 종교로 인한 우스꽝스러운 전쟁의 메타포를 짚어준다. 물론 얼마나 알아듣는지는 모르겠다. 고등학생이면 몰라도 이제 초등학교 사학년인 아이들한테는 그렇겠지.

 

하여 세상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다.

분명 어떤 것은 너무나 뻔한데 너무나 멀리 돌아 제자리를 찾는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에 경배를 표한다. 어쨌거나 세상은 어쩌면 그런 사람들에 의해 흔히 진보와 발전이라는 걸 하는 것일테니...

세상엔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있고 거기에 들어가는 너트와 볼트를 만드는 사람이 있지만 보이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운전하는 자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겠지.

나는 넛트 혹은 볼트 아니면 고무밴드 따위나 잘 만들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