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사를 봤습니다.
그것이 어떤 영화인지, 즉 돈을 얼마나 들이고 누가 나오며 얼마나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는지에 대해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본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굉장한 영화였습니다.
사실 예약할 때 상영시간이 두시간 사십분이라는 걸 알고는 에고 그 시간을 어찌 견디나 하는 생각에 좀 걱정이 되기도 했었거든요.
시간은 길고, 시대극에다, 잔인하게 피까지 질질 나오는 장면 투성이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하나도 없고, 게다가 이상한 의상에, 무대는 해외고, 대사에 중국어도 있을 것이고 그것도 모자라 싸움 영화라니...
내가 싫어하는 요소만 죄다 갖추어었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공짜만 아니었더라면 절대 안 봤을 것입니다. 지난번 그 무슨 단적비연수인가 하는 영화가 생각나서리...
하지만 선입견은 역시 경계해야 할 것이더군요.
지금까지 본 한국영화 중에서 엄지손가락 감이었습니다.
사실 한국 영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거나 말거나 [친구]를 보고는 그다지 완성도 있는 영화란 생각이 들진 않았으니까 내 기준으로 사람들 많이 봤다고 해서 좋은 영화라고 평가해 주는데는 좀 인색한 편입니다.
그당시 친구를 보고 이 영화는 절대 공동경비구역 JSA를 따라가지 못할 거라고-흥행, 완성도-장담했는데 흥행면에서 보기좋게 예상을 빛나가서 머쓱했었습니다.
어쨋거나 무사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캐릭터는 놀라우리만치 뚜렷하고, 연기자들 모두 눈빛이 살아 있었습니다. 마치 신들린 듯이...
안성기 정우성 주진모 장즈이 그리고 그들보다 더 빛나는 조역들...
젊음이 주는 섣부른 패기와 나이든 자의 원숙함, 유교와 불교, 귀함과 천함, 견딤과 누림, 늙음과 젊음, 죽음과 탄생, 물과 불... 그런 것들의 대비가 극한의 상황에서 놀라우리만치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뛰어난 장경(사막 신, 말 타고 싸우는 씬, 광대한 광야. 쓰러져 넘어지는 말, 피 터지는 싸움 장면, 장즈이의 자태 등등)을 담아낸 카메라는 전혀 어설픈 구석이 없었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잔인하게 사람들이 죽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불만이지만-내가 가장 싫어하거든요- 그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야기는 많은 부분에서 호메로스의 서사시인 오디세이와 닮아 있습니다.
여자때문에 일어난 사건의 모티브가 그랬고 고려로 돌아가려는 무사들의 집념과 그에 따른 고난이 그렇습니다.
하긴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 구조를 모두 분석해 보면 백 개 남짓하다는 얘길 들은 기억도 납니다.
그러니 수십억의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도, 이 백여개의 이야기 구조 속에 포함되겠지요.
그것 때문에 아마 문학이거나 영화거나 하는 예술에서의 보편성이 획득되는 지도 모르지요.
지난번 칼럼의 아버지 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을 보며 사람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실감했거든요.
어쨋거나 그야말로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헐리우드의 스펙터클 영화와 비교해도 그리고 그 자체의 완성도만으로도 뛰어나다고 하면 과찬인가....그래서 잘 안 보는 엔드 크레딧까지 본 걸요.
하지만 그건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관한 얘기이고 개인적으로는 비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쓸데 없는-??- 사족: 음, 그 몽고군 장수로 나오는 배우(람불화던가) 아주 매력있더군요. 내 눈에...^^;;
그것이 어떤 영화인지, 즉 돈을 얼마나 들이고 누가 나오며 얼마나 많은 화제를 뿌리고 있는지에 대해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본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굉장한 영화였습니다.
사실 예약할 때 상영시간이 두시간 사십분이라는 걸 알고는 에고 그 시간을 어찌 견디나 하는 생각에 좀 걱정이 되기도 했었거든요.
시간은 길고, 시대극에다, 잔인하게 피까지 질질 나오는 장면 투성이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하나도 없고, 게다가 이상한 의상에, 무대는 해외고, 대사에 중국어도 있을 것이고 그것도 모자라 싸움 영화라니...
내가 싫어하는 요소만 죄다 갖추어었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공짜만 아니었더라면 절대 안 봤을 것입니다. 지난번 그 무슨 단적비연수인가 하는 영화가 생각나서리...
하지만 선입견은 역시 경계해야 할 것이더군요.
지금까지 본 한국영화 중에서 엄지손가락 감이었습니다.
사실 한국 영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거나 말거나 [친구]를 보고는 그다지 완성도 있는 영화란 생각이 들진 않았으니까 내 기준으로 사람들 많이 봤다고 해서 좋은 영화라고 평가해 주는데는 좀 인색한 편입니다.
그당시 친구를 보고 이 영화는 절대 공동경비구역 JSA를 따라가지 못할 거라고-흥행, 완성도-장담했는데 흥행면에서 보기좋게 예상을 빛나가서 머쓱했었습니다.
어쨋거나 무사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캐릭터는 놀라우리만치 뚜렷하고, 연기자들 모두 눈빛이 살아 있었습니다. 마치 신들린 듯이...
안성기 정우성 주진모 장즈이 그리고 그들보다 더 빛나는 조역들...
젊음이 주는 섣부른 패기와 나이든 자의 원숙함, 유교와 불교, 귀함과 천함, 견딤과 누림, 늙음과 젊음, 죽음과 탄생, 물과 불... 그런 것들의 대비가 극한의 상황에서 놀라우리만치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뛰어난 장경(사막 신, 말 타고 싸우는 씬, 광대한 광야. 쓰러져 넘어지는 말, 피 터지는 싸움 장면, 장즈이의 자태 등등)을 담아낸 카메라는 전혀 어설픈 구석이 없었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잔인하게 사람들이 죽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불만이지만-내가 가장 싫어하거든요- 그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뭐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야기는 많은 부분에서 호메로스의 서사시인 오디세이와 닮아 있습니다.
여자때문에 일어난 사건의 모티브가 그랬고 고려로 돌아가려는 무사들의 집념과 그에 따른 고난이 그렇습니다.
하긴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 구조를 모두 분석해 보면 백 개 남짓하다는 얘길 들은 기억도 납니다.
그러니 수십억의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도, 이 백여개의 이야기 구조 속에 포함되겠지요.
그것 때문에 아마 문학이거나 영화거나 하는 예술에서의 보편성이 획득되는 지도 모르지요.
지난번 칼럼의 아버지 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을 보며 사람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실감했거든요.
어쨋거나 그야말로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헐리우드의 스펙터클 영화와 비교해도 그리고 그 자체의 완성도만으로도 뛰어나다고 하면 과찬인가....그래서 잘 안 보는 엔드 크레딧까지 본 걸요.
하지만 그건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관한 얘기이고 개인적으로는 비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쓸데 없는-??- 사족: 음, 그 몽고군 장수로 나오는 배우(람불화던가) 아주 매력있더군요. 내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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