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우째야 좋을까!!

오애도 2002. 11. 4. 20:40
남대문 시장에 가려고 머리 감고 젖은 머리카락을 달고 씁니다.
지난 번 풍광 좋은 저수지 근처의 찻집에서 봤던 찻잔이나 뒤져서 사야겠습니다.

1번 혼자 춘천가서 닭갈비를 먹고 온다.
2번 대학로에 가서 영화 아이앰 샘을 보고 옛친구를 만나 술 한 잔을 한다.
3번 지금 홈 쇼핑에서 구십만원 짜리 머스카렛 코트를 판매하는데 미친 척 하고 사고 두달을 굶는다.
4번 백화점 가서 아이 쇼핑을 한다.
5번 역시나 백화점 가서 나 좋아하는 셔츠를 색깔 별로 세 장 산다.
6번 집에 그냥 처박혀 있는다.
7번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두부요리를 먹으러 간다.
8번 머리 파마나 할까??!!
9번 엄마한테 갔다 올까??
10번 사층에서 뛰어내린다.
11번 혼자서 소리 지른다.
12번 수제비나 당면 넣은 김치찌개, 혹은 버섯 덮밥을 만들어 먹는다.
13번 인터넷에서 야한 영화나 찾아서 볼까?
14번 양재천이나 매봉산을 간다.
15번 비는 안 오지만 동물원에 가 본다.

기타등등 기타등등...

뭐 갑자기 가슴 답답해져서 어떻게 하면 좀 나아질까 하면서 했던 생각들입니다.

결국 머리감고 남대문 시장엘 가기로 하긴 했는데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어디로 샐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노처녀 히스토리-??!!-인가 아니면 갱년기 증세인가를 심각하게 따지고 있습니다.
음... 친구 말로는, 이게 일조량이 부족해서 그럴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여기가 무슨 노르웨이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도 아닌데...

어쨋거나 뭐 이유없이 사는 게 기쁠 때가 있으니까 당연히 이유없이 적막, 우울, 짜증, 신경질 이런 게 생기기도 하겠지요.

자... 실실 나가봐야겠습니다.
이런 날은 버스 타고 창가에 멍청이 앉아 있으면 최곤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