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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구나...

오애도 2005. 4. 14. 01:08

세월은 쏜 화살 같아서 막을 수도 잡을 수도 없습니다.

벌써 사월은 중간을 달리고 있습니다.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 몸도 바쁘고 마음도 바쁩니다.

나무 하나 볼 수 없는 길만 다니다가 엊그제 문득 낮선 길을 지날 때 낮은 담 너머로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와 진달래와 목련꽃을 봤더랬습니다.

'저게 언제 저렇게 피었단 말이냐...'

혼자서 중얼거렸습니다.

늘 시간은 저혼자 성큼성큼 가는 듯 보입니다.

사람들이 따라오든 말든 말입니다.

뒤돌아보는 일도 없고 머뭇거리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한없이 느긋하고 할랑할랑해 뵈는데 그것들은 늘 앞서 가고 있습니다.

줄레줄레 그것의 뒤만 보면서 쫓아가는 나는 늘 헉헉거립니다.

때로는 그림자나 흔적마저 놓치고 애석해 하면서도 나아지는 것은 없습니다.

 

계절의 한복판입니다.

아직 중간을 넘어서지는 않은 듯 보입니다. 인생이건 계절이건 하루건 중반을 넘어서면 가속이 붙어 미끄러지는 내리막길 같은 생각이 들어 쓸쓸하군요.

시간이 내 뒤를 쫓는 일은 안 생기겠지요?

늦은 봄 밤의 실없는 생각이었습니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