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거대함과 미세함 사이의 초라

그냥 책이나 읽는 중...

오애도 2019. 8. 16. 12:41



조선 선조 때의 정치인, 서애 유성룡의 임진왜란에 대한 기록 징비록...

객관적이고 간결하며 담담한 혹은 쿨한 서술이 오히려 참혹한 실패와 실수에 대한 위정자로서의 통렬한 자아비판과 반성을 자간과 행간에서 읽을 수 있게 한다.



생애 처음으로 했던 해외여행으로 유럽을 다녀오고 한 달 후 IMF 경제사태가 터졌었다.

요새 내 나라 모양새가 하도 심란해 다른 책도 한 권 더 빌렸다. 

뭐 나란 인간 따위가 할 수 있는 게 없겠지만서도... 허허허




책 산 날짜를 보니 스물여섯의 생일이었다. 정확히 30년 전.

요즘 책의 글자 크기에 비하면 거의 깨알 수준의 글씨체로 350 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책을 거의 밤을 세우다시피 해서 읽었던 기억!!

 소설보다 훨씬 드라마틱하게 읽었었는데 그저 뭉뚱그려진 기억밖에 없어서 다시 읽는 중.

그런데... 아무래도 다시 사거나 새로 나왔다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야 할 듯... 잠깐씩 읽는데도 눈이 요즘 아이들 말대로 개-??- 피곤. ㅋㅋ

다 읽으면 가차없이 버릴 것이다.



10년 넘게 사이드로 나는 아이들에게 시험용 역사를 가르쳤었다. 

 학년별로 정치와 경제와 지리와 법과 사회문화가 나오는 사회과목도 함께 가르쳤었다. 

아이들은 외우는데 주력했고 나는 명료하고 간단한 서술 안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알게 됐고 깨달았다.

그리고 그 얕은 앎은 어떤 독서든 쉽게 틱!!! 다가갈 수 있게 하는 미덕을 발휘한다.

예전보다 훨씬 느긋하고 폭넓게 흔들림 없이 다 읽지 못했거나 대충 읽었거나 안 읽은, 책꽂이의 책들을 영어 공부하면서 틈틈이 읽는 중.

그러다보면 책꽂이도 텅!! 비는 날이 오겠지.

가을의 문턱을 느끼게 하는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