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6월...

오애도 2017. 6. 2. 22:30

미끈 유월이라고 하지요.

수십년을 살아오면서 저 말은 늘 실감합니다. 정말 유월은 미끈 혹은 훌쩍 지나가는 듯 합니다.

미끈 유월, 어정 칠월, 동동 팔월...

크게 하는 일은 없는데 마음은 동동거리고 생각은 뒤죽박죽입니다.

며칠...  집 근처의 선정릉을 다녀왔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임금의 무덤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돼 있습니다. 소나무가 보기 좋게 서 있고 제법 숲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는 저녁 무렵에 나가 느릿느릿 그곳을 걷습니다. 그러면서 임금으로서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폐해 내보낸 왕의 마음을 헤아려 봅니다. 여염의 남자였다면 겪지 않아도 될 고뇌였겠지요.  아들 연산의 삶을 저세상에서 아비인 성종은 어떤 맘으로 보고 있었을까요.

 왕비의 능 앞에서는 괜히 인생무상을 생각합니다.

성종의 계비 윤씨의 묘라는 설명을 읽고 있자면 지존의 자리에 올라 살았지만 결국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것이고 그저 흔적이이라고는 커다란 봉분으로 남아 있다는 것. 흠...


 새로 학원엘 가게 되었습니다. 내일 첫 날 출근인데 결정해 놓고 이것저것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애들이 많아서 생기있고 활기차게 수업을 하는 것도 좋겠지... 하는 마음으로 학원행을 해볼까 한 것이었는데  한 두명씩 시간도 띄엄띄엄... 잘 한 결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엊그제 선정릉을 걷고 있는데 재수하는 제자아이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선생님 대박!!!! 저 이번 평가원 모의고사 수학 88점 맞앗어요. 처음이예요.

1등급이냐?

모르겠어요. 어디는 일등급 컷이라고 하고 어디는 안전권 2등급이라고 하고...

다른 건 당연히 다 일등급? 이겠지?

그런 거 같아요....

좀 더 열심히 하면 수학도 일등급 나올 거다. 찍어서 맞은 건 없다니까 비로소 실력인 거지. 이야~ 정말 서울대 철학과 갈 수 있겠다.

진짜 대학 가서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어요. 윤사도 재밌고 종교학 심리학 재밌을 거 같아요. 그런 거 공부해서 소설 쓰고 싶어요.

그런 거 공부하면 소설 쓰기 어려울 걸. ㅋㅋ.

아는 게 많으면 쓰기 쉽잖아요.

소설이나 드라마는 탁월한 이야기꾼의 능력이 우선이란다....

어쨌거나 기쁜 일이 있을 때도 괴로운 일이 있을 때도 언제나 먼저 전화해 주는 제자입니다.

하나님 부처님 착한 제자니까 꼭 서울대 가게 해주십셔~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0킬로 넘게 빠졌습니다. 짝짝짝!!!! 일주일 단위로 최저점 갱신 중입니다. 하하하.

하여 자알 살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일상은 지치는 느낌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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