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07. 4. 14. 01:14

에 다녀왔습니다.

앞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고구마를 찌고 커피를 타고 우유와 육포를 챙겨넣고 말입니다. 혹시 몰라서 작은 노트도 하나 챙겨 넣었지만 꺼내보지도 않았습니다.

주위는 온통 어두컴컴하고 바람은 스산하게 불어대는데 나중엔 부슬거리며 비까지 뿌리는 통에 초입에서 조금 더 진입했다가 늘 앉아서 쉬는 테이블 앞에 앉아서 커피만 우아하게-??- 타 마시고 돌아왔습니다. ^^;;

조금만 일찍 나섰더라면 분명 깔딱고개까지는 넘었을 터인데... 아침에 게으르게도 일어나보니 열 한시가 가까워서리 기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루 해는 짧고 어영부영 흘러가버린 것이지요.

꼭대기까진 안 올라갔으니까 고구마도 우유도 안 마시고 그냥 싸들고 왔습니다. ^^;;; 커피는 우아한 체 하면서 마시고 왔습니다.

기운이 남으면 실실 걸어서 양재동까지 올까 했는데 날씨가 너무 으스스...

 

청계산 구경하세요.

쉽고 편리하다고 맨날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니까 이게 영 시원찮기는 하지만....

 

 

사람 하나 없는 산길입니다.

아주 가끔 사람들-?? 대부분 혼자 온 아저씨-이 지나갔는데 확!! 내 미모가 두려워졌다는...ㅋㅋㅋㅋ

 

사람없는 길은 쓸쓸하고 고즈넉하다. 이상하지? 난 저런 길을 보면 가슴이 뛴다.

 

                    

 

 

산길 옆으로 계곡도 흘러내립니다. 비가 와서리 물도 제법이고 그래도 산이라고 말고 깨끗합니다.

청계산 저 코스는 깔딱고개가 나오기 전까지는 착하고 순한 산책로 정도의 산길이지요. 내 수준에 딱 맞는... 헥헥대지 않고 슬슬 걸으며 생각에 잠기거나 나지막하게 동행과 새새거리기에 최고지요.

                

 

 

동행과 산행을 할 때면 늘 첫번 째로 쉬는 곳... 저기 앉아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올라가곤 했습니다.

오늘은 당연히 나 혼자 폼 잡으며 커피 한 잔을 마셨는데 마악 부슬거리며 안개같은 입자고운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아주 잠깐...

언젠가 날씨 좋을 때 널럴하게 시간 내서  안 읽히는 책 한 권 들고가 읽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아니믄 글빨 잡히면 백만달러짜리 시나리오 한 편을 써서 내려오거나...-나 아는 사람이 청계산 밑에 사는데 대학 때 -30년 전 쯤??- 보따리 싸들고 가서 텐트치고 논문 써 내려왔다는 야그 듣고... ㅋㅋ

볼수록 이쁘고 정이 가는 내 타통카 배낭도 들러리로......^^;;

 

                

 

 

 

낮에 올렸던 잡스러웠던 꿈은 대충 가닥이 잡혔습니다.

 

일단 사촌 언니한테 느닷없이 전화가 왔구요. 그게 산이었던 이유는 내가 산에 갈 거라는 예지... 친구는 ㅋㅋ 그것도 뭔지 알아냈지만 생략하고... 초밥을 냉큼냉큼 집어 먹은 것은 돌아오는 길에 김영모 빵집에 들러 주욱 돌아가며-회전초밥집이었으니까-시식용 빵을 냉큼냉큼 집어먹었습니다. 꿈에서처럼 정말 게걸스럽게... 그게 초밥-혹은 롤-이었던 이유는 저녁에 동셍네하고 통화하면서 낼 모레 가족모임-울엄니 생신-장소를 무스쿠스-스시뷔페-로 잡을까를 한참 설왕설래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머릿 속에는 각종 초밥과 롤이 그려졌습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못 건너갔던 것은 산행에서 그냥 돌아온다는 것이었고, 꿈에서 사촌언니가 한다는 산장이 이상하게 끝이 뾰족한 민둥산 위였는데 실재로 통화 내용은 운동회나 야외에서 행사가 있을 때 치는 차양을 뭐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차양인데 그게 끝이 뾰족하지요. ^^

 

지나고 나서 하나씩 맞춰보니 순전히 이어령비어령이긴 하지만 꿈이 보여주는 단편적인 이미지와 개념의 비빔밥은 놀랍습니다. 하하.

흠.... 꿈 일기를 종종 쓰는데 아주 재밌습니다. 깨기 직전의 꿈은 그날의 일을 저렇게 개념의 비빔밥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바쁜 주말입니다.

행복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