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미모는 어느 땐 불편과 불행을 부른다네~

오애도 2001. 11. 24. 10:01
며칠 전 친구와 함께 동대문 시장엘 갔습니다.
같이 퀼트를 배우면서 알게 됐는데, 수강생이 단 두 명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를 나는 나의 짝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그 짝이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혼자 해외여행을 갔을 때도 같은 방을 쓰게 된 아줌씨를 나는 늘 나으~짝이라고 부르며 같이 다녔습니다. -

어쨋거나 이 친구는 꽤 미인입니다.
같이 다니면 남자들이 한 번씩 꼭 쳐다보고 지나갑니다. -근데 얼굴 이쁜 사람은 왜 날씬 하기까지 한겨?-
솔직히 미모라고는 눈 씻고 찾아 볼래도 없는-ㅠㅠ- 나는 분명히 그녀와 같이 다니면 내 빼어나지 못한 미모가 더 드러나 보일게 뻔하지만, 나야 뭐 그런거 초탈한지 오래 된 터라 씩씩하게 같이 영화도 보고, 시장도 가고, 백화점도 갑니다.
언젠가 혼자 다녀온 여행 얘기를 듣고 부러워 하길래 무심코 그냥 혼자 가 봐,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것도 쉬운 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렇게 빼어난 미모는 어딜가나 눈에 띨 것이고 그럼 분명히 찝자 붙는 인간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처럼 별 볼 일 없는 미모-???-를 가지고도 혼자 가는 듯한 눈치가 보이면 기차 옆자리에 앉은 인간이 실실 말을 거는 경우도 있는데 말입니다.
옛말에 여자의 미모는 7난을 면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이건 면하는게 아니라 취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그야말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지요
-음, 그런 의미로 나는 정말 복덩이구먼^^;;


어젯밤에 그 유명한 탤런트 황수정의 마약복용과 그에 따른 구속 뉴스가 들렸습니다.
그걸 보면서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듯 해서 씁쓸했습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이미지-내가 다니는 영어학원 선생님은 그녀의 이미지를 pure와 innocent라고 하시더군요.-가 그녀의 인격이고 그녀의 참모습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눈으로 보여지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인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쨋거나 마약 복용에 나이트 클럽 주인과의 동거 어쩌구 하는 말에 그녀가 그동안 구축해 놓은 그 순진하고, 순결하고, 순수한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아니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외모가 제 1의 인격이 된 듯한 시대가 될 수 밖에 없겠지요.
다이어트와 성형수술과 미장원이 난무하는 세상.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미모는 돈을 부르고, 돈 역시 제 1의 인격 자리를 놓고 미모와 다투고 있습니다.
나처럼 돈도 없고, 미모도 없는 인간은 이 시대의 아웃사이더이긴 하지만 뭐 어제 그 탤런트처럼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은 없으니 그걸로 위로 삼을랍니다. 우하하하

사족: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잘 생긴 사람이 좋습니다. 후후
하지만, 잘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남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여자에게는 드뭅니다.
반대로 남자들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여잘 선택하는 경우가 여자들 보다 비율상으로 훨씬 높을 걸요. 대신 돈이 많다는 이유로 남잘 선택하는 경우는 그 반대인 모양입니다.
결국, 여자건 남자건 쌤쌤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