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주저리 주저리 ^^;;

오애도 2006. 12. 22. 10:52

엊그제는 모처럼 쉬는 날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몇달만에 처음 있는 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침 일찍일어나 출근하고 어두워지면 들어와야하는 꽉 짜여진 직장은 아닌 탓에 그런 사람들이 보기에는 오후에 널럴히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하는 건 별로 바빠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여하간 하루에 겨우 두 시간이나 90분짜리 일이라고 일은 일이니까 온통 하루를 저당잡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집에서 종일 빈둥대도 그런 날은 일하는 날입니다.

엊그제는 당연히 오전 까지는 운동을 좀 갔다가 일하러갈까 아니믄 빈둥대다-??-일하러갈까를 고민하는 사이에 학부형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입니다.

"오늘 하루 쉬었으면 해서요"

야호!!!

뭐 일이 지겨운 건 아닙니다. 그날 하는 수업은 1부수업의 여자 아이는 똑똑하고 깜찍하고 게다가 늙은 선생인 나를 친구처럼 좋아하고 따라줍니다. 2부의 갸 오라버니 수업은 종종 얘기하는 천재소년인지라 가르치는 게 즐겁지요.

어쨌거나 보너스처럼 다가온 휴가에 흥분해서리 여기저기 문자 메세지를 보내고 결국엔 친구들과 일찌감치 번개로 모여 광란의 저녁을 보냈습니다. 끝나고 친구들과는 우리집에서  동침을 하고 아침에 콩나물국밥집에서 해장까지 마치고는 돌아갔습니다. 뭐 얼떨결에 치른 망년회지요.

 

어제 낮에는 모처럼 청계산엘 갔었습니다. 지난 번에 내린 눈 탓에 미끄러워서 올라가다 말고 중간에서 도시락만 까먹고 왔습니다. 그래도 발치에 흰눈을 이불처럼 덮고 서 있는 나무들로 차있는 숲은 제법 운치가 있었습니다.  전녁엔 또 배가 출렁거리도록 맥주를 마시고 노래방에 가서 전날에 이어 목이 터저려 소릴 질렀습니다. 하여 늘 불가해한 일상입니다. 몰려오고 몰려가는....

어쨌거나 고즈넉하게 산다고 살아도 때가 때인지지라 연말 모임이 손을 내미는 탓에 며칠 째 과음과 고성의 나날들입니다. ^^;;

집안에 앉아서 연말의 북적거림을 내다보는 게 사실 나는 재밌습니다. 사부작사부작 한가한 틈을 타 집안 정리나 하고 책이나 읽으며 꿈이나 꾸면서 말입니다.

하여 이제  한가한 날들이 며칠 보석처럼 박혀 있는 연말입니다.

시끌벅적한 성탄절이나 연말의 들뜸에 마흔 셋의 무게로 내려다보는 맛!!

부화뇌동 안 하는 인간인게 좋습니다.

 

흠... 이제 끝내야겠군요. 갑자기 친구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행복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