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횡설 수설 안에도 건질 건 있다!... 있을까? 없으면 어쩌지 ?
오애도
2001. 10. 13. 02:01
횡설 수설!!
나에게는 고정적으로 만나는 네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었-이라는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가 붙은 이유는 지금은 고정적으로 만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정기적으로 만나,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오만원씩 곗돈 내서 그걸로 싫컷 원하는대로 쓰는 막쓰자-?- 계 같은 것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 다섯 중에 둘은 같은 해에 결혼을 했고-서로 다른 남자와^^;;- 끝내-???-하나는 작년에, 하나는 올 해 아이 엄마가 되고야-?- 말았습니다.
사실 그들이 결혼하기 전에는 각자 도개걸윷모처럼 성격도 모습도 달랐지만 동시에 같은 말판에서 논다는 공통점, 그리고 그 다섯이 가지고 있는 성격적인 특성이 주는 다양함을 양념으로 열심히 몰려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두 여자가 결혼을 하더니 종국에는 일년 간격으로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 우리 모임은 서서히 해체의 길을 걷게 되고 만 것입니다.
계는 깨지고, 철에 한 번씩 가던 여행도 올해엔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아이 돌잔치나 집들이나 되야 그 멤버가 모이는 쓸쓸한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가장 연장자인 친구는 몸이 아프고, 한 친구는 새로 시작한 사업 때문에 바쁘고, 아직 굳건한 나만이 전천후로 여기 저기로 뛰고 있습니다.
오늘 낮에 아직 수유부인 친구와 통화를 끝내고, 우리 모임의 최고 연장자인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내 한 복판에 있는 백화점에서 만났습니다.
무서워 죽겠다, 야
사람들로 붐비는 맥주집에서 맛있는 모듬 소시지 안주를 앞에 놓고 친구가 말했습니다.
원인 모르는 통증 때문에 한동안 우울해 하던 그녀는 드디어 종합 정밀 검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걱정할까봐 엄마한테는 말도 못하고, 그 외에 다른 가족들에게 말하면 시집 안 가서 그렇다고 할까봐-나도 허구 헌날 듣는데 이상한 것은 감기 몸살, 이런게 왜 시집 안가서 생기는 병이냔 말이여요?? 그럼 결혼한 사람은 앓지도 않는감?? 또 시비조네^^- 혼자서 병원가고 혼자서 결과 기다린다고...
괜히 내 마음까지 쓸쓸해졌습니다. 결혼을 안 해 혼자일 수밖에 없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아픈 것조차 결혼을 안 한 탓을 당해야 하는 시선에 씁쓸했던 것이지요.
아이구, 그래도 이렇게 결혼 안 하구 아픈게 낫지... 옆에 신랑 있는데 아프면 그거 보는 신랑은 뭐 좋겠냐. 알라들은 뭐 엄마 아프다는데 좋을 건 또 뭐고... 그 사람들이 대신 아파 주거나 고통을 줄여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과연!!
그 얘기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으로-?-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뭔소리여!!-
듣기 좋고 하기 좋은 금언으로 많은 사람들은 아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는데 글쎄요...
울아부지 아프니까 우리 집 식구 열 명 이상이 죄다 아픈 걸 보면, 그런 것은 아닌 게 확실합니다.
그리고 자식들 많은데 아부지 성에 차게 효도를 하지 못하는지라-순전히 울 아부지 기준으로-늘상 아부지는 섭섭해 하십니다.
만약에 자식이 다섯이 아니고 하나였다면 울 아부지는 훨씬 덜 섭섭하고 덜 쓸쓸했는지 모릅니다. 자식이 많으니 그 다섯 배로 섭섭함과 외로움도 더 클지도 모른다고 하면 궤변일까요?
우리가 어떻게 알고 있건 간에 진실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든, 분명 아픔은 전이되고 확산되며 팽창하는 것이 속성이 아닐는지....
그런 의미로 우리가 아무런 의심과 거부감 없이 믿고 있는 것에는 얼마나 불확실한 토대 위에 형성된 것들이 많을까요?
하지만 뭐, 같이 아파하는 것이 우리가 그 아픈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
가만, 얘기의 주제가 이게 아닌디... ^^;;
나 아픈 걸로 다른 사람 아프게 하는 범위가 좁다는 것도 알고 보면 '혼자 사는 자' 만의 특권 아닐까요? -별게 다???-
-결혼 한 남자들에게 물어보쇼. 세상에 제일 마음 쓰이고 싫은게 마누라 아픈 거라고 합디다.
어떤 여성지에서 조사를 했는데 결혼하기 전에 남자들은 여자의 미모나 몸매 그런게 순위의 머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결혼하고 나서 물었더니 건강이 일순위가 됐더라구요.-
어쨋거나 우리의 결론은 그랬습니다.
혼자라서 좋다!!
여기에 '더'라는 부사를 붙이고 싶지만 결혼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급의 부사를 쓰지는 않겠습니다. -내가 좀 완벽주의자라서...^^;;-
그러나 솔직히 얘기하면 나는 더 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앞서 말한 '그 수유부'인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바로 이런 신(scene)때문입니다.
#1
무대: 시끄럽고, 분위기 좋고, 옆에 남자들도 득시글거리는 맥주집
소품으로는 맥주 잔과 맛있어 보이는 모듬 소시지. 젓가락.
등장인물: 나, 몸 아픈 친구, 수유부(소리)
-몸 아픈 친구, 핸드폰으로 띠띠 번호 누른다. 내게 수화기 넘긴다.-
나: (감기 탓에 잠긴 목소리로) 어이, 친구. 우리 예전에 모였던 맥주집에 모여서 맛있는 맥주 마시고 있어, 뭐하고 있냐?
그 수유부: (소리)애기 젖먹이고 있다...
나: 신랑한티 잠깐 맡기고 나와라!
그 수유부: (소리)염장을 질러라...끊어!!!
페이드 아웃
우히히!! 이렇게 염장 지르는 맛이 그 모듬 소시지 안주보다 훨씬 맛있었는 걸요.^^
그리고 일어서기 전, 친구이자 언니인 그녀의 마지막 그 말 한마디... 피끓는 청춘에도 혼자 잘 살았는데 지금 뭐-??????????-가 아쉽냐?!!
사족: 도대체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뭔지 쓴 나도 헷갈리네요.
죄송^^
작가는 시원찮아도 독자의 현명함을 믿습니다.
나에게는 고정적으로 만나는 네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었-이라는 과거 시제 선어말 어미가 붙은 이유는 지금은 고정적으로 만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정기적으로 만나,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오만원씩 곗돈 내서 그걸로 싫컷 원하는대로 쓰는 막쓰자-?- 계 같은 것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 다섯 중에 둘은 같은 해에 결혼을 했고-서로 다른 남자와^^;;- 끝내-???-하나는 작년에, 하나는 올 해 아이 엄마가 되고야-?- 말았습니다.
사실 그들이 결혼하기 전에는 각자 도개걸윷모처럼 성격도 모습도 달랐지만 동시에 같은 말판에서 논다는 공통점, 그리고 그 다섯이 가지고 있는 성격적인 특성이 주는 다양함을 양념으로 열심히 몰려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두 여자가 결혼을 하더니 종국에는 일년 간격으로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 우리 모임은 서서히 해체의 길을 걷게 되고 만 것입니다.
계는 깨지고, 철에 한 번씩 가던 여행도 올해엔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아이 돌잔치나 집들이나 되야 그 멤버가 모이는 쓸쓸한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가장 연장자인 친구는 몸이 아프고, 한 친구는 새로 시작한 사업 때문에 바쁘고, 아직 굳건한 나만이 전천후로 여기 저기로 뛰고 있습니다.
오늘 낮에 아직 수유부인 친구와 통화를 끝내고, 우리 모임의 최고 연장자인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내 한 복판에 있는 백화점에서 만났습니다.
무서워 죽겠다, 야
사람들로 붐비는 맥주집에서 맛있는 모듬 소시지 안주를 앞에 놓고 친구가 말했습니다.
원인 모르는 통증 때문에 한동안 우울해 하던 그녀는 드디어 종합 정밀 검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걱정할까봐 엄마한테는 말도 못하고, 그 외에 다른 가족들에게 말하면 시집 안 가서 그렇다고 할까봐-나도 허구 헌날 듣는데 이상한 것은 감기 몸살, 이런게 왜 시집 안가서 생기는 병이냔 말이여요?? 그럼 결혼한 사람은 앓지도 않는감?? 또 시비조네^^- 혼자서 병원가고 혼자서 결과 기다린다고...
괜히 내 마음까지 쓸쓸해졌습니다. 결혼을 안 해 혼자일 수밖에 없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아픈 것조차 결혼을 안 한 탓을 당해야 하는 시선에 씁쓸했던 것이지요.
아이구, 그래도 이렇게 결혼 안 하구 아픈게 낫지... 옆에 신랑 있는데 아프면 그거 보는 신랑은 뭐 좋겠냐. 알라들은 뭐 엄마 아프다는데 좋을 건 또 뭐고... 그 사람들이 대신 아파 주거나 고통을 줄여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과연!!
그 얘기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으로-?- 혁명적인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뭔소리여!!-
듣기 좋고 하기 좋은 금언으로 많은 사람들은 아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는데 글쎄요...
울아부지 아프니까 우리 집 식구 열 명 이상이 죄다 아픈 걸 보면, 그런 것은 아닌 게 확실합니다.
그리고 자식들 많은데 아부지 성에 차게 효도를 하지 못하는지라-순전히 울 아부지 기준으로-늘상 아부지는 섭섭해 하십니다.
만약에 자식이 다섯이 아니고 하나였다면 울 아부지는 훨씬 덜 섭섭하고 덜 쓸쓸했는지 모릅니다. 자식이 많으니 그 다섯 배로 섭섭함과 외로움도 더 클지도 모른다고 하면 궤변일까요?
우리가 어떻게 알고 있건 간에 진실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든, 분명 아픔은 전이되고 확산되며 팽창하는 것이 속성이 아닐는지....
그런 의미로 우리가 아무런 의심과 거부감 없이 믿고 있는 것에는 얼마나 불확실한 토대 위에 형성된 것들이 많을까요?
하지만 뭐, 같이 아파하는 것이 우리가 그 아픈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
가만, 얘기의 주제가 이게 아닌디... ^^;;
나 아픈 걸로 다른 사람 아프게 하는 범위가 좁다는 것도 알고 보면 '혼자 사는 자' 만의 특권 아닐까요? -별게 다???-
-결혼 한 남자들에게 물어보쇼. 세상에 제일 마음 쓰이고 싫은게 마누라 아픈 거라고 합디다.
어떤 여성지에서 조사를 했는데 결혼하기 전에 남자들은 여자의 미모나 몸매 그런게 순위의 머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결혼하고 나서 물었더니 건강이 일순위가 됐더라구요.-
어쨋거나 우리의 결론은 그랬습니다.
혼자라서 좋다!!
여기에 '더'라는 부사를 붙이고 싶지만 결혼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급의 부사를 쓰지는 않겠습니다. -내가 좀 완벽주의자라서...^^;;-
그러나 솔직히 얘기하면 나는 더 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앞서 말한 '그 수유부'인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바로 이런 신(scene)때문입니다.
#1
무대: 시끄럽고, 분위기 좋고, 옆에 남자들도 득시글거리는 맥주집
소품으로는 맥주 잔과 맛있어 보이는 모듬 소시지. 젓가락.
등장인물: 나, 몸 아픈 친구, 수유부(소리)
-몸 아픈 친구, 핸드폰으로 띠띠 번호 누른다. 내게 수화기 넘긴다.-
나: (감기 탓에 잠긴 목소리로) 어이, 친구. 우리 예전에 모였던 맥주집에 모여서 맛있는 맥주 마시고 있어, 뭐하고 있냐?
그 수유부: (소리)애기 젖먹이고 있다...
나: 신랑한티 잠깐 맡기고 나와라!
그 수유부: (소리)염장을 질러라...끊어!!!
페이드 아웃
우히히!! 이렇게 염장 지르는 맛이 그 모듬 소시지 안주보다 훨씬 맛있었는 걸요.^^
그리고 일어서기 전, 친구이자 언니인 그녀의 마지막 그 말 한마디... 피끓는 청춘에도 혼자 잘 살았는데 지금 뭐-??????????-가 아쉽냐?!!
사족: 도대체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뭔지 쓴 나도 헷갈리네요.
죄송^^
작가는 시원찮아도 독자의 현명함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