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아름다운 날이다!!!

오애도 2006. 9. 5. 10:28

분명 제 정신이 아니긴 하겠지만 좋은 가을날입니다.

엊저녁엔 제법 서늘하기까지 했던 걸 보면 분명 태풍이거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압전선-??-의 영향이겠지요. -날씨에 관한 뉴스를 보지 못해서리-

비록 하루 이틀 후에는 다시 제 얼굴로 돌아가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런 날은 차암 좋은 날입니다.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맘껏 누려야지요~~ ^0^

 

어제는 헬스클럽 운동 첫날...

과하게 근육운동을 했더니 양 날갯죽지하고 허리가 뻐어근합니다. 흠.. 친구말로는 나같은 인간-유산소운동만 죽어라 하는...-은 근육운동만 하믄 완벽해진다고 했는데 모르지요. ㅋㅋ

하여 어젯 저녁엔 낮에 운동하고 그냥 있을 수가 없어 바람난 여편네처럼 한밤중에 다시 양재천엘 나갔다 왔지요. 사람들 버글버글...

 

훌라우프 돌리기를 못 해서리 돌아오는 길에 그걸 하나 사왔더랬습니다.

한 시간여를 땀 뻘뻘해가며 돌리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는 될듯될듯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안 됩니다.

그걸 보면서 배우는 과정이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남이 하는 걸 보면 세상에 쉬워 보이는 것인데 말입니다. 알고 나면 혹은 익숙해지면 그렇게 모든것은 만만하겠지요. 물을 가르며 수영을 할 때 나는 내게 배우는 과정의 고달픔이 있었는가를 생각합니다. 그저 처음부터 지금처럼 노련하고 우아하게-??-물을 갈랐던것처럼 느껴지는 걸 보면 사람의 기억의 얄팍함이라니...

하여 오늘 낼로 훌라우프 돌리기를 마스터할 생각입니다. 탈의실에서 만난 아줌씨 말을 빌리자면 닷새 정도 연습했더니 된다고 했으니 나야 쪼매 젊으니까 빠르지 않을까? 하는 몸치 주제를 잊고 생각합니다.

하면 될 것 같은 데 안되네~~를 실감하는 경우였습니다. ^^;;

사는 것도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배우면 노련해질 것 같지만 글쎄요. 수십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걸 봐도 늘 내 몫엔 서툴고 버벅이게 되는 걸 보면 그것은 예외인 모양입니다. 노련해지믄 좋은 건지 어떤 건지도 장담할 수 없구요.  

 

지인으로 부터 싱싱한 갈치 몇마리를 받았습니다.

바다없는 내륙에서 어릴 때 먹었던 갈치라는 게 소금에 절인 자반 갈치였던 탓에 갈치 본연의 맛을 알지 못했던 터라 싱싱한 갈치 맛에 그만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꽁댕이 뿐만 아니라 두뚬한 가운뎃부분도 다아 내가 먹습니다.

지글지글 튀겨서 우선 꼬리 부분부터 먹고 가운뎃 토막을 먹을라치면 괜히 두리번 거리게 됩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줘얄 것 같은 마음때문에 말입니다. 돌아가신 아부지 생각도 나고 시골 계신 울엄니 생각도 나고 말입니다. 뭔가 온전이 내몫같지 않고 좋은 친구라도 불러다 같이 먹어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러고 보면 맘껏 누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입니다. 나같이 어정쩡하게 덜 떨어진 인간에겐 말입니다.

흠... 그래도 새로 막 지은 따끈한 밥에 그걸 얹어 먹고 있자면 온몸이 막, '맛있는 걸 먹어줘서 고마워!!' 하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하하

 

 

일욜날엔 모처럼 낯선 손님을 초대했었습니다.

오랜만에 새로 만난 맘맞는 사람들 때문에 하루가 즐겁고 유쾌했지요. 나이 먹어 이젠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설레임이 조금씩 퇴색해가는 과정에서 만난 새 친구는 애기 낳는 고통같은 건 까맣게 잊고 다시 아일 갖는 엄마마음같은 걸 느끼게 합니다. 후후-이게 적당한 비유인가??!!!-

 

자아... 슬슬 훌라우프 돌리기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말입니다.

이렇게 맑은 가을 날이면 그저 숨쉬는 것만으로 행복해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이렇게 오래 붇들고 있다가 컴퓨터 발작 일으키면 죄 날라갑니다.

그럼 행복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