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날... 주저리
포리스트 카터의 '작은 나무의 교훈'-The Education Of Little Tree, 국내제목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을 읽다. 근래 들어 가장 따뜻하고 아름답고 뛰어나게 감동적인 이야기다.
결코 잘난척 하지 않으며 결코 과장하지 않으며, 결코 포장하지 않은 채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아름다운 시선과 따뜻하고 순수한 유머를 잃지 않는다.
어떤 글이든 그것이 공감과 감동을 주는 것은 작가의 깨달음이 없으면 안된다. 아는 것과 느낀 것이 아닌 깨달음 말이다. 아는 것만 써 놓은 글은 마치 토해놓은 토사물처럼 들여다보기 거북하며, 느낀 것만 끄적였을 때는 마치 잘 만들어진 조화같아서 보기엔 아름다운데 향기가 없는 것과 같다.
들여다보고 싶고 향기가 나는 소설이다.
컴이 맛이 갔다.
세번 쯤 장문의 글을 썼다가 날렸다.
이것이 올라간다면 다행이고 안 올라가고 랙이 걸리면 당연히 글은 없겠지.
오늘은 이상하게 여러가지 조금은 엉키고 꼬인 듯 하다.
가장 큰 것은 역시나 지갑을 놓고와 당황했던 일이다. 아는 이가 수업하러 가는 곳까지 태워다 줬고 차에서 막 내렸을 때 지갑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하여 수업 끝나고 차비를 학모한테 꾸어 다시 친구집으로 갔었다. 무지 힘들었다. 일줄일 내에 열심히 운동했고, 과하게 음주했었기 때문이다.
일이 꼬이는 전조는 집에서 나가면서부터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렇긴 해도 자알 지냈다. 새벽녁 꿈자리는 뒤숭숭했고, 집에 돌아와 꿈에서 받았던 내용과 똑같은 전화 두통을 받았다. -난 무당이 되려나보다. ㅋㅋ-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다.
나란 인간이 원레 가을바람 비스무레한 것만 느껴도 행복에 취해 비틀거리는 인간인지라 얼마나 행복하던지...
물론 무르익은 계절감은 없었지만 시작과 초입의 서툶과 풋풋함에 가슴이 뛰기까지 하다. 사실 난 가을 중독자다.
다시 시험기간은 시작됐고, 새로 운동 스케줄도 잡았다.
바쁘다. 아니, 바쁘겠지. 아니, 바쁜 척을 하게 될 것이다. 일상의 사이클은 별로 변한 것이 없는데 내가 변하는 모양이다.
별로 기대하거나 실망하거나 매달리는 일이 없어진다.
늘 그렇듯이 나만 열심히 들여다보며 달려가게 되겠지. 그러나 '나'와 관계된 모든 것이 '나'니까 여전히 그것들도 함께 들여다보면서 말이다.
사족: 컴퓨터가 말썽이라서 몇 번 글을 올렸다가 실패했습니다. ^^;;
행사처럼 이맘 때만 되면 말썽이군요.
조울증 환자의 변덕처럼 어느 땐 괘않았다가 어느 땐 발작이었다가...
인생이란 늘 불가사의하게 몰려가거나 몰려오는 거라고 말했듯이 이번엔 밀려가는 쪽인 모양입
니다. 이것도 혹시나 해서 사실 최선이 아닌 그저 주절주절....
죄송합니다. ^^;;
컴퓨터 새로 장만하면 자알 써 보겠습니다.
가을.... 행복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