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생일 단상

오애도 2004. 6. 26. 12:42

엊그제는 진짜로-??- 내 생일이었습니다.

낮에는 열심히 일들을 하고 밤에 친구들과 모여서 거하게 생일 파뤼를 했습니다.

나이 먹을수록 그깟 생일? 하게 되지만 -게다가 챙겨줄 자식도 남편도 없을 경우에는 더~~- 여전히 엄니한테는 손톱밑의 가시인 모양입니다.

울엄니, 늦게 일어나는 딸년 시간 맞춰 늦으막히 전화 하셨더랬습니다.

 

말씀은 늘 똑같습니다.

가만 보니께 생일이네... 미역국은 먹은겨?

먹었지... 엊그제 끓여서 사흘째여...

뭔 미역국을 그렇게 오래 먹는겨~~ 고기 늫고 끓인겨?

아니 참기름에 볶아서 끓였어...

왜, 고기좀 사다 늫지...

 

뭐 요즘같은 시대에 고기를 늫냐 안 늫냐가 뭐 그리 대수라고...

나 학원 가야 하니께 끊어유. 이따가 밤에 친구들이 생일 챙겨준다구 했어.

 

생일이라는 게 태어나 고맙고 기쁘다는 생각이 들믄 부모 생각이 먼저 나야 하는데 늘 어?? 내 생일!! 하게 됩니다.

내가 혹여 자식 낳아보믄 낳고 키우는  힘듦이 뭔지 알 것이고 그러면 울엄니도 이렇게 날 낳고 키우느라 힘드셨겠구나 하게 될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그건 그저 하나의 관념적 상상일 터이고 아직도 껍질 덜 깨진 인간은 그저 여기저기서 축하 메세지 받느라 바빴습니다. ^^;;

 

그래도 지지리-??- 복이 많은 인간이라 마음 따뜻한 인구들로부터 거한 축하을 받았습니다.

내가 해 준 것은 없는데 받는 것은 꼭 나이 배수입니다.

나이 먹을수록 그 배수는 커질 것이고 그걸 갚기나 하면서 살게 될 지 걱정입니다.

 

 

생일 케이크

 

무지무지 맛있었던 생일 케키!!

레몬무쓰케익이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