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답습되는 인간의 유형, 답습되는 이야기 구조, 답습되는 삶<영화 비열한 거리>

오애도 2006. 7. 1. 13:02

어떤 것이든 새롭고 참신하다는 것에는 기존의 것이 그 베이스이다.

기존의 것이 없다면 참신하다라는 표현은 생겨날 수 없다.

근래 들어 그대로 답습하는 것도 하나의 유형화로써 '새로운' 참신함 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비열한 거리'는 너무나 잘 짜여진... 아니고 너무나 전형적인 이야기의 답습이다.

느와르라는 장르영화와 이야기 구조는 물론이고 인물의 전형성까지 말이다.

그것은 시골 할머니들조차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뻔하게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인 티비용 드라마보다도 훨씬 더 극명하다.

보면서 내내 게임의 법칙과 넘버 쓰리같은 영화나 한때를 풍미했던 홍콩 느와르가 가 떠오르는 것은 하여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게임의 법칙'과는...-

뭐 어쨌거나 제목조차 '비열한 거리'로 이미 주제를 드러내고 있잖은가?

그렇게 너무나 티피컬한 영화는 그것을 하나의 강점으로 드러내면서 그 나름의 완성도를 지향한다. 너무나 흠 없이 깔끔한-??- 이야기 구조도 그렇고 조인성이라는 젊은 배우의 연기력과 매력을 충분히 끌어냄으로써 '뻔하다'고 폄하 받을 것을 미리 막는다. 

누가 뭐라든 전형적인 스타일의 옷의 장점은 익숙함과 편안함인 것처럼 튀는 맛은 없지만 또한 입어서 매우 매력적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 좋은 사람이 잘 입어서 길가다 만나면 한 번쯤 뒤돌아 보게 될만큼 영화는 나름대로 깔끔하고 매력적이다.

흔이 볼 수 있다고 또는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누구든 맛있게, 잘 만들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참만에 본 영화 '비열한 거리'는 그리하여 괜찮은 영화다.

단, 이야기의 참신함은 바라지 말도록...

조인성은 젊은 누나-??-의 심정으로 충분히 귀엽고-??-매력적이다. ㅋㅋㅋ

 

 

하여 영화든 삶이든 그렇게 늘상 같은 얼굴로 돌아가는 것이다. 누가 그 천형같은 삶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것이 뻔하지만 불가해한 우리네 실제의 삶과 잘 짜여진 허구인 영화의 공통분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