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우릴 좀 냅둬유...........

오애도 2001. 8. 28. 04:56
언제가 땐디...
다 늙어서 갈래?
애는 언제 낳구...
왜 시집 안가냐구 가끔 정말 진지하게 물을 때,
때가 되면 갈겨...어쩌구 하는 대답에 울 엄마가 하시는 말씀입니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데 같이 하는 아줌씨
올해 나이가 몇이지? 살빼서 시집가야지...
다 좋은데 뚱뚱해서 싫다는 넘 하구는 결혼 안해요. 그런 인간일수록 마누라 늙으면 바람필 게 뻔한디...
애는 어떡하구 왔수? 하는 질문에 애 없어요. 결혼두 안 했는데요하고 대답했다가 하게된 대화입니다.
백 명중에 아흔 여덟이 하는 것이 결혼이라면 할 확률이 더 높은데 주위 사람들 성화에 우리는 지치고 피곤해집니다.
아마 사람들은 내 딸-아들-이거나 친구거나 이웃으로써 과년한 처녀-혹은 총각-가 있으면 왠지 영원히 혼자 살다가 늙어 죽을 거란 생각이 드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그렇게 사는 것이 결혼해서 사는 것보다 수천배는 더 어렵고 가능성도 희박한데 말입니다.
그래서 가끔 뒤틀린 생각도 해 봅니다. .
"결혼해 살아보니 별 볼일 없으니까 괜히 나 혼자만 이렇게 맛없이 살 수 없다 하는 마음으로 우리 잘 사는 싱글 찔러 보는 거 아녀?"
그래서 허물 없는 사람이 자꾸 결혼하라고 채근하면 실실 웃으며 말하기도 합니다.
어쨋거나 혼자 벌어먹고 사는 일에도 더블들보다 더 지치고 힘든데 주위의 들썩거림에 피곤이 가중됩니다. 그럼 또 그럴겁니다. 그러니 결혼해서 신랑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먹고 살면 되잖어...
그런데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먹고 사는게 어렵다고 결혼한다면 남자는 괜히 여자 데려다가 쎄빠지게 벌어 먹일려구 결혼하나...뭔 반대 급부가 있어야지... -이러니 시집가기가 어렵지. 지나치게 생각이 많거든.-

"우릴 좀 냅둬유. 결혼해서 사는 사람한테 우리가 언제, 혼자 사는 거 더 재미있으니께 때려치구 나오라구 한 적 있어유? 그래두 이혼 할 사람은 다 하구, 죽일 듯이 싸우면서두 80까지 사는 부부들은 다 사는디... 으째 우리 우아한 싱글들은 나이 찼다는 이유만으로 결혼한 사람들의 횡포-???????????-에 시달려야 하는 거여유?"

나는 시집가도 그런 말 절대로 안하리라....
-언제 가는데?????-

사족; 부모 마음이라는게 자식들 짝을 지어줘야 당신들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시는 거야 인지상정이지만 이사와 혼인은 때가 있다고 하는데, 그냥 기다려 주시면 안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