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아이들이 읽는 '집 없는 아이'를 읽고 훌쩍거렸다. 어린이용 '올리버 트위스트'도 읽고 있다. 재밌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나 '소공자' '소공녀'같은 것도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열 다섯살 무렵 우연히 50권짜리 소년소녀 명작을 남의 집 지하실 구석에 발견하고 나는 보물을 발견한듯 싶었었다. 일본어판 번역본인지라 등장인물의 이름따위가 일본식 영어이름이긴 했지만 그깟거 그 때는 몰랐었다.
읽고 읽고 읽고 또읽고...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읽으며 나는 스위스가 머릿속에 그려졌고 작은 아씨들을 읽으며 미국 가정의 특성을 읽어냈다. 소공자는 어땠는가... 영국의 귀족사회의 모습 같은 걸 어렴풋하게 집작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각 나라의 민담을 읽고는 훨씬 후에 읽은 프로프의 '민담의 역사적 기원' 같은 걸 이해하거나 읽어내는 건 대단히 흥미롭고도 놀라웠었다.
동화나 소설이 단지 스토리 텔링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걸 지금의 아이들도 알아낼까?
누가 뭐라든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은 아마도 그 50권짜리 세계명작임이 틀림없다.
나란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랄지 혹은 문화를 이해하는 방식이랄지 하는 것 말이다. 내 삶이 독특하다 못해 그로데스크하기까지 하다면 그것은 바로 그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서 오는 것일테니 말이다. 흠... 지금 생각해낸 것인데 작은 아씨들에서 보면 돈 많고 성질 괴팍한 고모가 나오는데 꼭 노처녀다. 그런 캐릭터들은 자주 등장하는데 이모도 아니고 고모인 것은 참 희한하다. ㅋㅋ
집없는 아이를 읽으며 그 열 다섯 무렵에 거기서 묘사된 사과크레이프가 어떤 것인지 몹시도 궁금했었다. 그때 그 사회에서 버터가 왜 그리도 중요햇었는가도...
지금은 안다.
무언가를 궁금해하고 호기심을 가지면 언제 어느 때건 반드시 알아지거나 알 수 있게 되는데 그게 내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눈 뜨고 티비를 켰는데 마침 영화 채널에서 해리슨 포드의 긴급명령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마지막 장면... 잭 라이언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는 것이었는데 거기서 해리슨 포드의 눈빛이 죽인다. 세상에 과연 그렇게 정의로운 신념을 갖고 있고 그 신념을 위해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고 행동할 만한 '남자'는 있을까? 같은 캐릭터가 나오는 패트리엇 게임과 더불어 비디오 테잎으로 하도 여러번 보아서 영어대사를 거의 욀 지경이다. ^^;;
톰 클랜시의 원작소설도 있는데 물론 영어로 된 것인지라 '읽지'는 못하고 '보기'만 하고 있다. ^^;;
지금은 나이 들어서 별로지만 그때만 해도 해리슨 포드는 역시 멋있다. 같이 살거나 연애를 하기에는 괴로울만치 썰렁하고 무뚝뚝하다는데 그저 보는 것은 최고다. 흠....
정의감 있는 남자가 좋다.
일전에 어떤 알라가 지난 월드컵 때 경기 보셨어요? 하길레, 하나도 안 봤다. 창문 열어놓고-골 넣으면 우와~~ 하는 함성이 들려왔으므로- 컴퓨터 고스톱 게임 했다 했더니, 어디가서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총 맞아요 한다.
놀구 있네. 월드컵 경기 안 본다고 총 쏘는 놈이 더 이상한 거다. 운동경기는 운동경기일 뿐야. 흥미 없으면 안 봐도 되는 것이지. 언제 축구가-그것도 오로지 월드컵만- 애국심의 바로미터가 됐냐. 대신 나는 전쟁나면 두 말 안하고 총을 들고 가던 밥주걱을 들고 가던 뛰어나가 싸울 것이다. 너는 그럴거냐?
미쳤어요? 도망가야죠...
됐다, 고만하자.
전쟁나면 총들고 나가 싸우겠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의 생각이었는데 그 후 나는 고민했었다.
애국심이 곧 정의인가. 아니면 보편적인 기준에 의해 옳다고 믿는 것이 정의인가....
그러면 정의에 대한 개념은 무엇인가로까지 생각이 흘러 철학책을 탐독하기에 이르렀는데 깨닫거나 알아낸 것도 없이 머리만 혼란해지고말았다.
이렇든 저렇든 이기적이고 소인배적이고 오로지 '나' '내 가족' '내 것'만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득시글거리는 세상에서 진짜 정의로운 사람이 있기는 있을까?
-이런, 잭 라이언 때문에 얘기가 엉뚱하게 흘렀군-
화이트 데이라고 거리마다 난리다. 지난 발렌타인데이엔 너그러운-??-마음으로 알라들한테 미니 쵸콜릿을 사다 나눠 줬었다. 저는 여잔데요? 받으며 여자아이가 말하길래 그냥 받아라. 내가 남자애들 한테 준다고 그게 어디 못하는 사랑고백하는 걸로 보이냐? 했었다.
과자회사에서 상업적으로 부흥하느니 어쩌니 하는 말이 있지만 그까이꺼 놀아주지 뭐. 선물가게 하는 울 동생은 대목이라는데...
작년엔 그래도 '남자'로부터 색색의 사탕이 들어있는 단지를 받았었다. 생일선물로 512메가의 메모리 스틱 뭐 이런걸 사 주는 썰렁한 친구이긴 하지만... ㅋㅋ. -그래도 갸륵한 건 그것 들고 다니며 열심히 일하고 글 쓰라고 그랬단다. ㅎㅎ. 어쨌든 지나고 나면 모든 게 다 너그러워진다.-
이젠 슬슬 살 내리는데 탄력이 붙었다.
또 쌀 한 말 무게 빼고 도로아미타불이 될지 모르지만 누구말대로 폐경기가 오기 전에 성공해봐야겠다. ㅋㅋ
어제까지 그 전날 일로 가라앉아 잇던 기분이 다시 떠올랐다. 운 좋은 나... 분명 좋은 선생이 들어올거라 믿기로 했다.
오늘 새벽에 돌아가신 울아부지가 열쇠 쥐어주는 꿈을 꾸었다. 태몽인가??? ㅋㅋ.
내가 '아이'를 낳는다면 그건 '글'이 될거라고 누군가 그랫었다. 하하하
수영가야겠다. 딱 서른번만 돌아야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