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 주절...
모처럼 이틀 연이어 쉬는 날이다.
수업은 죄 일요일로 몰렸고 어떤 것은 겹쳐서 풀어야 할 게 난감하지만 모처럼 쉬는 날, 한참 못 본 친구들과 약속도 잡혀있고 먼 데 친구 찾아 떠나기로 했다.
과한 운동 덕에 몸 컨디션은 별로지만 만날 친구들 땜시로 맴은 설렌다. ^0^
학원갔다 오는 길에 '하자있는 물건 3000원' 이라고 써있는 데서 티셔츠만 네 개 골랐다. 흰색 폴라티 두 개. 회색 맨투맨 티 한 개, 검은색 폴라티-이건 전혀 지금은 입을 수 없다.이걸 입어서 이쁘면 나는 완벽하게 빠진 것이다. ㅋㅋ- 다들 쪼금식 때가 묻어잇거나 올이 나간 정도였는데 그까이꺼 빨면 되는 것이니까 공짜로 건진 것 같다. 새로 산 회색 맨투맨 티를 입어보니 살은 좀 빠졌는데 가뜩이나 작은데 얼굴만 작아지고 살 없는 목만 가늘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중앙집중형비만이니까 뱃살이나 얄팍하게 빠졌으면 좋겠구만... 쯧쯧.
그래도 씩씩하게 샐샐거리며 운동 열심히 하니까 사근사근한 코치가 나보고 자꾸 이쁘덴다. 민망하게스리.... -그게 얼굴이 이쁘다는 것인지 하는 짓이 이쁘다는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긴 하지만...-.
남자한테 이쁘다는 소리 들어보기는 울 큰오빠하고 옛날 남자친구-??-하고 이 코치가 첨이다. 켁!!
난 정말 치매증세가 생기는 게 확실하다.
운동하고 나와서 집에 거의 다 왔는데 탈의실에서 운동화를 제대로 신발장에 넣었는지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바닥에 틱!! 벗어놨지 싶다. 지금까지 머리가 자글거린다. 낼도 모레도 글피도 안 갈텐데... 미쳐요~~
네 시간 쯤 멍청하게 홀로 차창 가에 앉아 있을 생각만 해도 좋다.
그렇게 길 위를 달리는 차 안에서 아직은 머뭇거리며 다가오는 봄과 맞닦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