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운동하느라도 바쁘고 아이들 가르치느라도 바쁘다.
운동할 때 코치가 이러저러하게 가르쳐주는데 세상에 내가 그 쪽에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울 지경으로 때로 코치의 말이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상한데.....
여하간 헬스장 운동 말고도 그저 걷기 한 시간 이상, 수영 40분 이상 씩 하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왜냐면 평생 이렇게 운동하고 살 거 아니면 미친 짓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삼 개월동안 10킬로 이상을 빼믄 사근사근한 코치가 동해안으로 모셔가서-??-싱싱한 회를 사주마 했으니까 그거 얻어먹기 위해서도 한다. 한다면 한다. 장담하는데 이 지경으로 3개월동안 하면 10키로 이상 빠지는 건 당연하다. 히히.
엊그제는 그 사근사근한 코치-사실은 체육관 쥔장-가 나를 바닥에 뉘어놓고 팔도 뚝, 목도 뚝, 등쪽 뼈다귀도 뚜둑, 시윈찮은 팔꿈치도 조물조물... 뭐 시집도 안 간 처자가 그렇게 누워 있자니 심히 민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ㅋㅋ.
요즘들어 아이들 가르치는 것도 사실은 신들린 듯 재미있다.
놀라우리만치 똑똑한 아이들 몇몇이 가르치는 게 얼마나 즐겁고 보람있는 일인지를 실감하게 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황금으로 된 사나이처럼 머릿속의 것을 다 파내 줘도 하나도 아깝지 않다. 그 알라들이 돌아가고 나면 기꺼워서 괜히 내 새끼도 아닌데 가슴이 뻐근하게 아파올 지경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그것이 황금이라는 것을 알아챈다는 것이다. ^0^
작년 쯤 꿈을 꾸었었다.
나는 푸른 강가에 앉아 있는데 멀리서 실뱀 몇 마리가 물을 가르며 내쪽으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가까이 다가왔을 때 일어나서 보니 세상에!! 그게 실뱀이 아니라 커다란 물고기의 등지느러미였던 것이었다. 물고기가 얼마나 큼직하고 튼실했는지 모른다. 물론 그 중에 한 마리를 내가 잡았다면 태몽이었겠지만-??^^;;- 잡지는 않고 그저 보기만 했었다. 해몽을 보니 강가에서 물고기를 보고 있으면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것이 먼 곳에서 다가왔으니 시간이 흘러야 될 것이고 커다란 물고기였으니 분명 큰 인재일 것이다. 나는 내가 만난 아이들 중에 꿈에 나왔던 물고기 숫자만큼의 인재가 나오리라고 확신한다. 물론 내가 잘 가르쳐서 그리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인재될 아이와 인연을 맺게 됐다는 뜻일 것이다. 하여 나는 종종 말한다.' 내가 여차저차한 꿈을 꾸었는데 너희들 중에 분명 큰 인물이 나올 것이다. 누군지는 모르겠다. 혹 그리 되믄 잊지나 말그라...' 그럼 알라들은 킬킬거리며 서로 자기라고 우긴다. 뭐 여하간 나 늙어 호호야 할머니 되어 있을 때 누군가 나와 인연이 있던 아이가 시대를 이끄는 사람이 되어 있다면 나쁠거 없겠지...
수학문제를 열심히 푸는데 고난도-??-응용문제에서 틱 걸렸다.
낮에 학원 수학선생한테 설명을 들었는데 어떤 것이든 컬럼버스의 달걀처럼 알고 나면 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이런!!!
모르는 것을 알아낸다는 것은 때로 맛있는 음식 먹는 것보다도 남자친구 만나서 킬킬거리는 것보다도 훨씬 즐겁다.
목은 전혀 낫질 않았다.
울엄니의 민간요법 약-배와 수세미와 은행 넣고 달인것-을 먹어도 차도가 없다. 푸욱 쉬는 게 상책이란 걸 알겠는데 당분간은 시작한 운동을 빼먹을 수가 없다. 때때로 내게 있는 과한 집착이 넌덜머리 날 정도로 싫어진다.
청소년을 위한 서양 철학사를 읽기 사작했다.
청소년용 책의 가벼움에 성인의 진지함을 실어 읽으면 그대로 살아있는 세포처럼 지식과 깨달음이 돋아난다. 봄날의 푸르디 푸른 새싹처럼...
지난번 국부론을 읽던 아이에게는 청소년을 위한 경제학 책을 빌려주었다. ^^;; 늙은-??- 내가 읽는 것과 파릇파릇한 그 아이가 읽는 것은 다를 것이다. 그 아이는 지식이 형성되었을 것이고 나는 깨달음이 형성되겠지. 그 아이가 100개의 지식을 축적했다면 내 깨달음은 열 개나 되려나...
나일 먹으면 느리지만 깊고, 젊고 어리면 빠르지만 얕다.
때때로 돌아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어리고 젊은-??- 시절로...그리하여 어딘가 막히고 굽었던 것을 펴서 다시 잘 살아내고 싶어서 말이다.
방치되었던 머리 한구석, 함부로 내버려 뒀던 영혼의 그릇인 육체에게 좀 더 잘 해주고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