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드디어 만두를...
오애도
2001. 7. 2. 01:49
푸르고 싱싱한 호박을 채쳐 소금에 절입니다.
그것이 절여지는 동안 두부의 물기를 짜고 파를 다지고 당면을 삶아 짤막하게 썹니다. 호박이 다 절여지면 물기 없이 꼭 짜서 다른 것들과 섞어 놓습니다. 마지막으로 돼지고기 간 것과 마늘, 후추, 소금,생강 다진 것, 참기름을 넣고 재빠르게 치대서 만두속을 만듭니다.
여름에 하는 음식을 손으로 버무리면 손의 열기때문에 쉽게 상하니까 되도록이면 빠르게 버무려야 합니다. 자 이렇게 만두 속이 준비 됐으면 만두피는 가게에서 파는 냉동을 사다가 쓰면 됩니다. 음 만두피까지 직접 밀가루 치대서 만들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일이 너무 거해지는 바람에 만두를 만들기에 지쳐 막상 먹으려고 하면 넌덜머리가 나거든요. 옛말에 만두는 속맛이고 송편은 피(껍질)맛이라고 했으니까 만두속이 맛있으면 껍질이 좀 맛이 떨어져도 그런대로 먹을 만 합니다.
음, 식구들이 많으면 만두피를 직접 만드는 것도 괜찮겠지요. 생각보다 만두라는 음식은 간단합니다.
어쨋거나 그렇게 완성을 해서 다시다를 좀 풀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맟추고 마늘과 파를 넣고, 계란하나를 풀어넣어 만두국을 만들었습니다. 아참 삶은 당면도 넣었구요. 푸른 호박이 말갛게 비치는 만두는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남은 만두는 쟁반에 담아 냉동실에 잠깐 넣었다가 달그락거리면 얼른 꺼내 비닐 봉지에 담아야 합니다. 쟁반채로 너무 오래 얼리면 모두 갈라져 버리거든요.
자 이렇게 해서 드디어 만두를 해 먹고야 말았습니다. 인심좋게 한봉지는 주인 아줌마에게도 나누어 드렸지요. 시원한 미역 냉국에 대한 답례로요.
혼자 살면서 별걸 다 한다고 웃으십니다.
혼자 살때는 별걸 다 해야 합니다. 또한 할 줄 알아야 하구요. 그래야 혼자 사는게 혼자서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누리는 시간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할 줄 아는데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만을 위해 진지하게 요리를 할 때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흥이 있답니다.
오후에는 햇빛이 나는 바람에 묵은 빨래를했습니다. 수건과 내의는 끓는 물에 폭폭 삶아서 널었습니다. 빨래에서 빛이 나는 듯 합니다.
산다는 것은 비슷합니다. 혼자 살거나 결혼을 해서 가족과 살거나....
요리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전기 요금을 내고, 빨래를 해 널고, 설거지를 합니다. 어느 것이 더 좋고 옳은지에 대해서 갑론을박 해 봤자입니다.
그렇게 집안일-?-을 마치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엊그제 생일 선물로 받은 오래된 팝송을 듣습니다.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보며 시간의 경계에 묻어 있는 슬픔의 본질을 생각해 봅니다. 어째서 저녁어스름엔 무너져내릴듯한 적막과 슬픔이 묻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열 살 무렵부터 나를 흔들던 시간의 색깔입니다. 내 인생의 저녁무렵이 가진 색깔일까요?^^;;
오늘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우스운 얘기 같지만 만두를 만든다는 것은 삶을 사랑하는 행위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자신을 위해 꼬물꼬물 만두를 빚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해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의미로 내일은 양쟝피 잡채를...?
아니 농담입니다. 그건 일종의 변태적인 행위로 느껴질려구 하네요.^^;;
좋은 시나리오, 좋은 소설 한편 쓰구 죽어야 할텐데..
만두를 빚으며 텅빈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입니다.
그것이 절여지는 동안 두부의 물기를 짜고 파를 다지고 당면을 삶아 짤막하게 썹니다. 호박이 다 절여지면 물기 없이 꼭 짜서 다른 것들과 섞어 놓습니다. 마지막으로 돼지고기 간 것과 마늘, 후추, 소금,생강 다진 것, 참기름을 넣고 재빠르게 치대서 만두속을 만듭니다.
여름에 하는 음식을 손으로 버무리면 손의 열기때문에 쉽게 상하니까 되도록이면 빠르게 버무려야 합니다. 자 이렇게 만두 속이 준비 됐으면 만두피는 가게에서 파는 냉동을 사다가 쓰면 됩니다. 음 만두피까지 직접 밀가루 치대서 만들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일이 너무 거해지는 바람에 만두를 만들기에 지쳐 막상 먹으려고 하면 넌덜머리가 나거든요. 옛말에 만두는 속맛이고 송편은 피(껍질)맛이라고 했으니까 만두속이 맛있으면 껍질이 좀 맛이 떨어져도 그런대로 먹을 만 합니다.
음, 식구들이 많으면 만두피를 직접 만드는 것도 괜찮겠지요. 생각보다 만두라는 음식은 간단합니다.
어쨋거나 그렇게 완성을 해서 다시다를 좀 풀고, 조선간장으로 간을 맟추고 마늘과 파를 넣고, 계란하나를 풀어넣어 만두국을 만들었습니다. 아참 삶은 당면도 넣었구요. 푸른 호박이 말갛게 비치는 만두는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남은 만두는 쟁반에 담아 냉동실에 잠깐 넣었다가 달그락거리면 얼른 꺼내 비닐 봉지에 담아야 합니다. 쟁반채로 너무 오래 얼리면 모두 갈라져 버리거든요.
자 이렇게 해서 드디어 만두를 해 먹고야 말았습니다. 인심좋게 한봉지는 주인 아줌마에게도 나누어 드렸지요. 시원한 미역 냉국에 대한 답례로요.
혼자 살면서 별걸 다 한다고 웃으십니다.
혼자 살때는 별걸 다 해야 합니다. 또한 할 줄 알아야 하구요. 그래야 혼자 사는게 혼자서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니라 누리는 시간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할 줄 아는데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만을 위해 진지하게 요리를 할 때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흥이 있답니다.
오후에는 햇빛이 나는 바람에 묵은 빨래를했습니다. 수건과 내의는 끓는 물에 폭폭 삶아서 널었습니다. 빨래에서 빛이 나는 듯 합니다.
산다는 것은 비슷합니다. 혼자 살거나 결혼을 해서 가족과 살거나....
요리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전기 요금을 내고, 빨래를 해 널고, 설거지를 합니다. 어느 것이 더 좋고 옳은지에 대해서 갑론을박 해 봤자입니다.
그렇게 집안일-?-을 마치고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엊그제 생일 선물로 받은 오래된 팝송을 듣습니다.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보며 시간의 경계에 묻어 있는 슬픔의 본질을 생각해 봅니다. 어째서 저녁어스름엔 무너져내릴듯한 적막과 슬픔이 묻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열 살 무렵부터 나를 흔들던 시간의 색깔입니다. 내 인생의 저녁무렵이 가진 색깔일까요?^^;;
오늘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우스운 얘기 같지만 만두를 만든다는 것은 삶을 사랑하는 행위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는 자신을 위해 꼬물꼬물 만두를 빚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해 역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의미로 내일은 양쟝피 잡채를...?
아니 농담입니다. 그건 일종의 변태적인 행위로 느껴질려구 하네요.^^;;
좋은 시나리오, 좋은 소설 한편 쓰구 죽어야 할텐데..
만두를 빚으며 텅빈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