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01. 6. 27. 00:34
운동을 하러 헬스클럽에 다닌 지가 삼주 조금 더 지났습니다. 체중은 이킬로그램쯤 줄고 뱃살은 중량에 비해 좀더 준 듯 합니다.
그런데 즐거운 운동이 갑자기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그야말로 망신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등록을 한 과목-?-은 앞서 말한 헬스 입니다. 그런데 가끔 헬스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거나 하면 헬스 대신 수영을 한 삼십 분 하고 나옵니다. 음, 자유수영시간에 말입니다. 몇 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수영장 아줌씨가 한마디,
'수영장에 들어가시면 안되요'
오잉, 우째 이런 일이...
다시 열쇠 반납하러 왔더니 카운터 언니가 또 '혹시 수영 하셨어요?'
요시찰인물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 네... 시간이 빠듯하면, 헬스 대신 수영했는데 안되나요?'
'안되는데요. 오천 원 내고 표 사셔야 되요'
규칙이니까 당연히 안되겠지요.
'아 미안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하긴 했는데, 갑자기 가슴이 깝깝스러워졌습니다. 어떤 때 수영장은 텅텅 비어있습니다. 반면에 헬스장은 런닝머신 타려면 가끔 줄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가끔 유도리-?-있게 활용을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 물론 그렇게 맘대로 하고 싶으면 더 많은 돈 내고 연회원권 끊으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요.
어쨋거나 잘못은 했지만 좀 씁쓸했습니다.
게다가 다른 헬스 클럽보다 두배도 더 비싼데 말입니다.
석달 등록했으니 그거 끝나면 집 옆에 있는 헬스장으로 옮겨야겠습니다. 괜히 옛날에 다니던 곳이라는 정으로, 그리고 아는 사람들 만난다는 반가움에 좀 멀어도 선택을 했었는데 그도 저도 다 귀찮아 졌습니다.
우울하고 씁쓸합니다.
망신살이 오늘의 운세인 모양입니다.
혼자 살면서 우울할 때가 바로 이런 때입니다. 안 좋은 일 당하고 와서 투덜대거나 하소연 할 데가 없다는 것. 누군가 옆에 있으면-꼭 남자가 아니래도-투덜 투덜 해도 말의 치고 받음이 있으면 그래도 덜 씁쓸하고 위로가 되거든요. 이런 칼럼이라도 없었으면 밤새 찜찜해 했을텐데...
그래서 나는 또 행복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