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날...

소소하고 주접스럽지만 내 가슴과 머릿 속 그래피티!!

오애도 2006. 1. 6. 12:00

일이 바쁜 것은 아닌데 바쁘다.

며칠 째 책방에 들러 한아름 씩이나 되는 책을 사다 쌓아놨다. 밀려오는 적군들 쳐부수듯 읽어치워야 하는 것들이다.

좋다.

씩씩하게 꽝꽝 얼어붙는 겨울날씨에 도전하듯 얼굴 반짝 들고 걸어다닌다. 차갑고 맑은 바람 맞으며 걷는 한 밤중의 텅 빈 양재천이라니... 그럴 때 나는 무엇이든 할 수있을 것 같다. 좋은 글도 술술, 공부도 술술, 사랑도 술술, 돈도 술술.... ^^;; 

운동 작심 삼일은 넘어섰고 슬슬 다시 탄력이 붙겠지.

어떤 것은 뒤죽박죽되고 어떤 것은 그대로라 정신 없는 방학 시간표다. 그래도 예전에 일하던 시간이 널럴해진것은 그것대로 재밌다. 예를 들면 일요일-수업을 월요일로 옮겼다-, 그리고 학원 하루 줄이고 맞는 금요일의 여유같은 것...

무엇이든 살아갈 때는 구석구석 내게 주어진 것들은 다아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하찮은 요일의 개념이라도 말이다. 늘 일하는 일요일이었으면 당연히 쉬는 일요일도 살아봐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뭔 소리냐??- 머 일요일에 일하고 월요일에 쉬는 것도 재밌고 그저 남들 쉬는 일요일에 같이 쉬어 보는 거도 나름대로 재밌다는 얘기다. 후후.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이런 것으로써 결국 투덜대는 일이 나에게는 미숙하다는 것이다.

어제 양재천 걸으면서 생각해 본 건데 나란 인간이 어려서부터 쿨했던 거 같다. 말하자면 누군가에게 샘을 냈던 거 같지도 않고, 누가 공부를 못한다고 해서 갸가 이상해 보이지도 않았고-내 친구는 공부 못하는 알라가 한심해 보였었다고 하길래...- 그렇다고 공부 잘했던-??^^;;-내가 잘났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 거 보믄 굽은 맘으로 남을 보는 것도 능력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모로 보면 그건 일종의 샤프함일 수도 있으니까...

어쨌거나 걸으면서 생각했었다.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나고 싶은가에 관한 것이엇는데 나는 백프로 예스였다. 뭐 알고 보믄 내세울 거 하나 없는 인간이긴 하지만-어려서 지지리 가난했고. 뭐 얼굴이 빼어난 것도 아니고, 몸매가 예술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질이 물같아서 둥근 그릇에 담으믄 둥글고 모난 그릇에 담으믄 모난 '여자'도 아니고 은근과 끈기로 무언가를 해낼만큼 바지런한 성격도 아니다- 내가 '나'라는 것은 멍청하리만치 기쁨이자 축복같은 생각이 드는데 이게 일종의 나르시스적인 병증이 아닐까 한다. 후후후.

물론 패리스 힐튼이나 그레타 가르보 같은 여인네 혹은 도널드 트럼프나 해리슨 포드 뭐 이런 남자로 태어나 살아보는 것도 재밌겠지만 그래도 내가 '나'인 것만은 못할 것 같다. 하하하

새해 벽두부터 헷소리를!!!!

 

하여 아침으로 청국장에 들어 있는 두부 건져 밥 비벼먹고 마시는 커피가 맛있다.

패리스 힐튼이 어떤 보석과 패션으로 둘렀건, 트럼프 타워의 어디 쯤이 로열이고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조차 못했지만 어떠랴 내가 앉아 있고 책이 쌓여 있는 내 책상도 최고니까 말이다.

그러니 모든 건 내맘....

 

참!! 지금 나오는 Bee Gees의 You Win Again을 들으면 어깨가 저절로 들썩인다.

 

행복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