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진 것에 나는 고맙고 감사하다!!
겨울답게 춥다.
만만하게 보고 학원까지 걸어가려다 중간에 차를 타고 말았다.
뭐 없는 자의 변명 같지만 차가 없는 게 이래서 좋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난 물리적인 편안함보다는 정신적인 편안함을 더 선호한다. 예를들면 세탁기 놔두고 손으로 조물조물 빠는 감좋은 옷들의 느낌이 좋고 따뜻하게 승용차로 도어 투 도어식 이동보다는 널럴하게 걷다가 맘 내키면 훌쩍 몸만 타거나 내리는 것이 좋다. 물론 차가 없어봐서 그 편안함이 어떤지 몰라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원래 나라는 인간이 일단은 가진 것 안에서 최대치의 행복과 기쁨을 누리자주의 인지라 닿지 않는 것이나 없는 것에는 눈독 들이지 않는 미덕의 소유자다. ㅋㅋ
적어도 내 몸뿐이라는 건 얼마나 간편한가 말이다.
우거지 된장지짐해서 밥 두 그릇을 먹어 치웠다. 이런!!!
부푼 배를 안고 있자니 스스로 짐승스럽다.
바라던대로 학원 수업 하루를 줄였다. 흐미... 사소한 것이지만 원하는대로 되는게 신기하다. 하나님 부처님 울아부지 감사합니다. 착한 맘으로 살겠습니다. ^^;;-뭐 누가 뭐래도 난 누가 보건 말건 나름으로 나쁜 맘 안 먹고 살려고 애쓴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이... 물론 그렇게 산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애쓰고 있다는 말이다. 아무 생각없이 이기적으로 살면서 이기적인지도 모르고 사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
이렇게 추운 날에 발이 안 시렵게 이불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고맙다. 고맙고 감사하다. 어릴 적 머리맡의 걸레가 꽁꽁 얼정도로 추운 방에서 자거나 늘 발이 시려웠던 시절을 살아낸 나로써는 이 꽝꽝 얼어붙게 추운 겨울 한 복판에서 따뜻한 내집과 방이 정말로 겸손한 맘으로 고맙다. 그걸 당연하게 누리는 걸로 생각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가. 때로 궁상이라고 비웃어도 할 수 없다. 그리하여 시골의 내 어머니가 혹여 기름값 아끼려고 코끝 맵게 주무시는 건 아닐까 걱정할 수 있게 하는 것까지 말이다.
'난 괜찮어.. 옥매트 있잖어...'
따뜻한 집에서 얇은 옷 입고 지내면서 죄책감에-??-한 전화기 저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괜히 기름값 애낀다구 춥게 살지 마셔유~~'
뭐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고 끊었다.
없는 사람들에겐 그나마 여름이 낫다는 말이 생각나 원장한테 말했더니 그렇죠~~ 한다.
겨울이 좋다!! 라고 말 할 수 있을만큼의 여유-??-가 감사하고 그렇게 느낄 수 있는 젊음이 또한 감사하고 내가 '나'라서 좋구 감사하다.
비록 돈벌어다주는 신랑도, 시스템 가구 짜 넣을 진짜 내 집도, 엄마 사랑해요 어쩌구 하는 토끼같은 자식도, 나머지 삶을 놀구 먹어도 좋을 만큼의 돈 따위도 없지만 말이다.
뭐 이건 그냥 가진 것에서 대충 고맙고 감사하게 살다가 가는 게 투덜대며 사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싶어서 해보는 약아빠진 내 계산방법일 뿐이다.
물론 뚱뚱한 내 몸 따위는 감사하지 않는다. 이제 아무리 애써서 살을 빼 날씬한 몸매가 된다 하드라도 풋풋하고 싱그런 인간으로 돌아가기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건 당연히 삶의 쓸쓸함이다.
나이 먹는다는 것의 실감이라고 하기보다는 뭔가 아무리 애써도 돌이키거나 돌려놓을 수 없다는 것은 가슴 밑을 훑는 쓰라린 자각이다.
추운 날씨... 따뜻하고 행복하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