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엊그제 열시쯤 일어나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띡 전화가 왔습니다.
아니 선생님 오늘부터 아침 수업인데 집에서 뭐 하십니까?
엥? 진즉 말씀을 하셨어야죠...
알고 계신줄 알았지요...
그때부터 부랴부랴 샤워하고 옷입고 택시 타고 갔습니다.
첫 시간은 띵가묵었지요.
일주일에 두 번 나가는 학원인지라 띠엄띠엄 가다보니 사람을 영 띠엄띠엄 본 모양입니다. ^^
월초에 나갈 때 방학중이라 아침 수업이라는 얘기듣고 야 이제 좀 인간답게 사나보다 했더니 겨우 하루 수업하고 방학 끝났다고 다시 오후 수업이라길래 좋다 말았거든요.
어제는 수업 끝나고 집까지 걸어왔습니다. 이렇게 대낮에 일 끝나고 어슬렁거려보기도 오랜만이었습니다. 걸어서 집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완전히 봄 날씨더군요.
학원은 양재동 꽃시장 바로 앞입니다. 그래서 꽃시장엘 들러 튜울립이라도 한 묶음 사오려다 그만뒀습니다. 배가 무지 고팠거든요. 게다가 우리집 물고기가 역시나 우수수 새끼를 낳은 터라 산관을-??- 해야 했습니다. ㅋㅋ.
오는 길에 KFC에 들러 닭튀김 두 쪽을 샀습니다. 중간에 육교 위에서 가르치는 아이와 딱 마주쳤습니다.
어디가니?
학원이요. 선생님은... 운동하세요?
아니, 나는 학원 갔다 온다...
그럼 운동 열심히 하세요... 싱글거리며 갑니다. 셋 정도 모이면 번죽좋게 떠들던 녀석들도 이렇게 길거리에서 혼자 만나면 괜히 머쓱해 합니다. 구여운 녀석...
집에 와서 미친듯 닭튀김을 뜯어 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새끼 물고기한테 먹이 줬는데 아직은 먹는 것 같지 않습니다. 낳기는 우수수였는데 살아서 유영하는 놈은 여덟 마리입니다. 조만간 다른 암컷이 새끼를 또 낳을 예정인데 걱정입니다. ^^;;
아무래도 올 봄엔 부우자 될 거 같습니다. 물고기 부자...
다음 주엔 꽃시장에 들러 꽃이나 한 묶음 사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