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일욜이믄 일하러 꽤 먼 곳까지 갑니다.
뭐 주거 만족도 일위라는 소도시인데 어제 비 갠 후의 나무들 색깔과 낙엽들이 얼마나 이쁘던지요.
괜히 디지털 카메라 들고 나갔다가 어디 디밀기가 어색해서 그만뒀었습니다.
모처럼 쉬는 월요일입니다.
점심 약속있다가 무산되는 바람에 빈 시간 활용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 무엇을 할까 해서요. 모처럼 수영을 갔다와서리 과천 서울 대공원엘 갈 생각입니다.
어쩐 일인지 올 해는 변변히 움직여 본 기억이 없습니다.
만약 오늘 점심 약속을 잡아 놓지 않았다면 부석사엘 갈 생각이었습니다. 해마다 가던 곳이었는데 작년엔 어쩌자고 건너뛰었었지요.
오랜 징크스로, 그곳엘 다녀오면 늘 어떤 인연 하나씩이 박살이 나더군요. 물론 그렇게 깨진 관계들 중에는 아쉬운 것도 있고, 반대로 그 나름으로 나한테는 잘됐다 싶은 것도 있습니다.
의상대사를 열렬히 사모하다 용이 되어 사랑을 지키고, 끝내는 부석사의 섬돌-??-에 서려있다는 선묘낭자의 혼이 내리는 저주인지 모를 일입니다. 연인들이 함께 가면 헤어진다는 전설은...
뭐 연인하고 가 본 적이 없으니 전설은 확인할 길 없고, 그렇다고 같이 간 사람들하고 깨지는 것도 아니고-사실 혼자 간 경우가 많았다- 그저 생각지도 못했던 관계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뭐 가장 두드러진 것은 가르치는 아이들과 작별을 고하는 경우가 많구요. 예를 들면 학원을 그만두게 된다든가 하는... 누가 뭐라든 나하고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연인으로 보자면 틀린 전설은 아닌듯 합니다. 어떤 관계든 색깔은 다르지만 애정 없는 관계가 어딨겠는지요.
어쨌거나 그걸 알면서도 그쪽으로 발길이 돌려지는 것은 뭔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올 해는 의도적으로 그만두고 싶은 인연이 있기도 합니다. ^^;;
나라는 인간이 원래, 가는 인간 잡지 않고 오는 인간 막지 않는데 그냥 갔으면 싶은 인간도 종종 있거든요. -내 건방으로 나한테조차-??- 밀려나는 인간은 누구한테든 밀려나는 인간이라고 믿고 있다. ㅋㅋ-
여하간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삼천포!!!
하여 환장하게 좋은 날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날씨도 그렇고 널럴하게 주질러 앉아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또한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월요일 아침이 말입니다. ^0^
하여 행복하십셔~~
사족: 다음 글은 인간이 갖고 있는 추악한 악덕인 '질시'가 저지르는 비극 '오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