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그 세 번째 단상
햄릿: 공연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네. 이렇게 구멍을 다섯 손가락으로 막고 입을 대고 입김만 훅훅 불어 보게게나. 오묘한 가락소리가 흘러나올테니 말야. ---여길 봐. 이것들이 구멍이야.
길든스턴: 글쎄 손이 제대로 돌아가야 조화로운 소리가 나지 않겠습니까? 피리엔 재주가 없습니다.
햄릿: 이사람아, 그렇다면 자넨 날 무엇으로 알고 있었나! 날 피리 불 작정이었지? 누르는 구멍을 잘 아는 척하고선 내 마음 속의 비밀을, 속 알맹이를 빼내려고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기까지 소리를 울려보려는 심사였군. ---이 작은 악기엔 아름다운 가락과 절묘한 소리들이 들어있지. 그런데도 피리를 불 줄 모른다--- 이사람아, 그래 날 피리보다 불기 쉬운 줄 알고 호락호락 덤벼들었나? 날 무슨 악기로 취급해도 상관없네만 날 소리 나게는 못 할 걸세. 화를 내게는 할지언정.
3막 2장
미친 척하는 햄릿의 생각을 떠보라는 왕의 명령을 받은 햄릿의 어릴 적 친구 길든스턴과의 대사다.
종종 사람들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잊고 상대가 누구인지를 잊는다.
아니 잊는 게 아니라 어리석기 때문에 깨닫지 못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현명하다는 것은 나와 상대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들은 내 시선의 높이로, 내 영혼의 키만큼의 자로 상대방을 잰다. 당연히 한계는 자신의 영혼의 키만큼이 최대치일 수 밖에......
서사역: 저희들 극단이 무대에 올리는 비극을 끝까지 조용히 경청하여 주시기를 간청드리옵니다. (퇴장)
햄릿: 저게 극의 서사인가. 반지에 새긴 글귀인가?
오필리어: 정말 너무나도 짧은 것 같사옵니다.
햄릿: 여인의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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