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05. 10. 6. 01:13

정신과 몸과 목은 거의 초죽음의 날이었지만 기분은 좋다.

어느 알라의 어머니한테 잘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감사인사 편지도 받았고, 또 가르친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새삼 느끼도록 뜻하지 않게 몇몇 사람한테 과한 인사를 들은 날이다.  -갑자기 이게 뭔 일이랴??-

 

자알 가르치고 자알 쓰고 자알 살고 싶다.

 

 

얼치기로 배운 사주라는 걸 보면 나는 전형적이 불의 속성을 가진 인간이다. 그건 성격이 불같다 할 때의 불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행으로써의 불의 성향을 말한다.

그것도 태어난 일주가 불인데 거기에 월지까지 불인 나는 과하게 불의 성향이 세를 뻗치고 있다.

불의 속성은 끊임없이 타오르려는 것이다. 그 속성은 때로 과해서 옆에 잇는 것들을 한 줌 재로 화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또 하나의 특성은 바로 스스로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저 그자리에 붙박혀 타오르는 수 밖에 없는데 이 속성 때문에 나는 당연히 건방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들이 불 곁으로 다가오는 것이지 불이 사람을 쫓아 다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새로 만나지는 사람들이나 기존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숙고할 기회가 있었다.

당연히 불의 속성을 가진 나는 사람을 찾아나서지  못-??-한다. 이건 그냥 하나의 성향이지 뭐 대단하게 잘나서 이런 건 아니다.

어쨋거나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보자면 사람들이 내게 열광적으로 다가올 때는 일단 내가 따뜻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그렇게 보이거나... 물론 이건 내가 겉으로 드러난 따뜻함 같은 게 아니라 불의 성향인 것이 은연중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다가온 사람들은 어딘가 춥고 차가운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었을 터이고 당연히 처음엔 내가 가진 따뜻함-이건 절대 인간적인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사주상의 불의 성향일 뿐-에 끌렸을 거라 믿는다.

그런데 말이다. 불이란 사실 따뜻한 게 아니라 뜨거운 것이다. 뜨거운 것은 결코 다가갈 수 없는 징후다. 너무 가까우면 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종종 내게 과하게 열광하는-?-사람들은 그것을 간과한다. 그리고는 내가 너무 세다고 혹은 뜨겁다고 투덜대거나 씩씩댄다.

어쨌거나 불의 속성이 가진 불행은 중간지점이 없다는 것이다.

같은 오행의 하나인 물은 차가울 수도 따뜻할 수도 미지근할 수도 뜨거울 수도 얼어붙어 고체가 되거나 종국에는 기체로도 바꿀 수 있다. 나무라는 것도 끊임없이 변형이 가능하고-싹과 줄기와 기둥과 숯까지...-흙이라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불은 그저 꺼지거나 타오르거나 하는 양 극단의 성향만 있을 뿐이다.

이 치명적인 성향을 바꾸어 주거나 완화시키는 것이 물론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한 쪽의 성향이 지나치게 강하면 그것이 그 사람의 성향을 지배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나는 늘 그 자리에서 타오르는 인간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동안 종종 내 뜨거움에 끌려 왔다가 막판에 너무 뜨겁다고 투덜대고 떠났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다가온 것이 그들의 의지였듯 떠나는 것도 그들의 의지다. 나는 다가오는 사람을 막지도 못하고-??- 떠나는 사람을 잡지도 않는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보자면 그렇게 혼자 투덜대다가 떠났던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시 돌아온다.

그 두번 째의 만남에서 비로소 나를 알아낸다. 그리하여  얼만큼 떨어져야 하는 지까지도 말이다.

 

요즘 새로 만나지는 사람들이 꽤 있다.

 

어느 사람은 지나치게 열광하고 어느 사람은 그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거나 또 어느 사람은 상당히 재수 없는 인간으로 본다.

 

그 중에서 가장 고무적인 사람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는 사람이다. 그 사람과는 좋은 관계가 되기 쉽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지나치게 열광하는 사람은 늘 무섭다. 왜냐하면 너무 빨리 가까이  다가와 불에 데이고 화가 나서 가 버리는 경우가 생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재수 없어 하는 사람은 당연히 의례적인 만남 아니면 그걸로 끝인 거야 말 할 필요도 없다.

 

요즘 말로 불의 속성은 쿨하다.

그 묘한 아이러니를 어쩌랴!!

 

사족: 그리하여 나하고 잘 맞는 사람들의 사주를 풀어보면 대개는 꽝꽝 얼어붙은 겨울에 물의 날이거나 흙의 날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것이 어찌 음향오행의 조화가 아니겠는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