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사람도 때로는 모기와 동등해진다!
오애도
2003. 7. 15. 12:07
내 방 천장을 올려다보면 검붉은 핏자국이 몇 개 있습니다.
바로 모기의 죽은 자리이며 그 피는 내 것 아니면 옆에서 같이 잤던 친구의 피일 것입니다.
며칠 전 친구가 와서 자고 갔었습니다.
그 날 밤은 아마 올 해 들어 가장 덥고 습기 찬 날이었을 것입니다. 직접 닿는 에어컨 바람도 안 되고,-내가 아침나절에 신나게-??- 열나고 아팠음-. 선풍기 바람도 별로 힘을 못 쓸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낮에는 그런대로 잘 지냈는데, 저녁이 되자 거짓말처럼 다시 펄펄 열이 나기 시작해 해열제를 따블로 먹고 잤습니다.
밤 새 내가 끙끙 앓는 소리를 하는 탓에 그야말로 전전반측하던 친구가 느닷없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도저히 못 참겠다... 모길 잡아야겠어...
음... 모기가 사람을 무는 기준은 체온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같은 방에 누워 자도 어떤 사람이 모기에 더 많이 물리는 이유는 그 사람의 체온이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높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해열제를 먹어 식은땀을 흘리는 나를 용케 알고 모기는 같이 잤던 친구만 집중 공격했던 모양입니다.-똑똑한 넘!!- 과연 그 친구는 팔뚝에 온통 모기물린 자국이었습니다. 대신 나는 열이 떨어지면서 손발만 따뜻해졌는데-바로 직전에는 열이 너무 나서 손발이 시렸었음- 역시나 용케 알고 딱 한군데 발등만 물었습니다.
우리는 비장하게 불을 켰습니다.
침대 주위를 살펴보자 벽이며 천장에 모기 몇 마리가 통통하고 붉은 배를 하고는 앉아 있었고 우린 손바닥과 파리채로 그것들을 잡았지요. 당연히 파리채와 손바닥으로 얻어맞은 모기는 붉은 피 칠갑을 하고는 장렬한 최후-?-를 마치는 것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 중에, 밤중에 아이들 자는 방에 갔다가 모기가 여기 저기 통통한 배를 안고 있는 걸 보면 탁 잡아서는 종이 위에 길게 그 핏자국을 남기며 눌러 죽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종이 한 장에 십 수 마리의 모기 시체를 핏자국과 함께 남겨 놓고는 바라보면서 통쾌해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속이 시원해진다는 것이지요.
오늘 아침 찻물을 끓여 찻잔에 부었는데, 한 마리 동동 하루살이인지 날파리인지가 죽어 흰 컵에 떠다녔습니다. 나는 찻물을 버리고 주전자 물도 다 딸아 버렸습니다.
어제 낮에 호박 부침개를 하는데 역시나 날파리 한 마리가 지글거리는 후라이팬 기름 속으로 다이빙하더니 역시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나는 속으로 말뜩싸다... 어쩌구 하면서 고소해했습니다.
모기는 살기 위해 누군가의 피를 빨고, 인간은 그 몇 방울의 피를 빨리고 부글부글 속으로 이를 갈면서 한 생명의 목숨을 가차없이 턱턱 끊습니다. 뭐 그것은 피가 아까워서도 아니고 단지 근질거리는 성가심에 대한 매몰찬 복수심이었을 것입니다.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 슬견설이라는 글이 나옵니다. 그야말로 개와 이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개의 죽음과 이의 죽음을 비교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에 대한 풍자가 주제인 글인데 천장에 있는 핏자국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사람의 생명이나 하루살이의 생명이나 모기의 생명이 같다는 생각은 천만에 아닙니다.
음... 여기서 아니다라는 얘기는 그저 내 생각을 얘기하는 것일 뿐입니다. 생명이라는 것은 크던 작던 당사자에게는 소중한 것이지만, 뭐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후라이팬 속으로 떨어지는 날파리나 손바닥에 얻어맞는 모기는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말뜩싸게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해 알고 있을까요?
그런 생물들은 그저 아무생각 없이 -그렇겠지?-본능대로 행동한 것인데, 가끔 사람은 그것들에 순간적으로 너무나 진지하게 화를 내는 걸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
그럴 때는 사람이 모기와 같아지는 것이거나, 아니면 모기가 사람과 동등해지는 것이겠지요?
그건 그렇고 천장의 핏자국이나 닦아야겠습니다.
바로 모기의 죽은 자리이며 그 피는 내 것 아니면 옆에서 같이 잤던 친구의 피일 것입니다.
며칠 전 친구가 와서 자고 갔었습니다.
그 날 밤은 아마 올 해 들어 가장 덥고 습기 찬 날이었을 것입니다. 직접 닿는 에어컨 바람도 안 되고,-내가 아침나절에 신나게-??- 열나고 아팠음-. 선풍기 바람도 별로 힘을 못 쓸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낮에는 그런대로 잘 지냈는데, 저녁이 되자 거짓말처럼 다시 펄펄 열이 나기 시작해 해열제를 따블로 먹고 잤습니다.
밤 새 내가 끙끙 앓는 소리를 하는 탓에 그야말로 전전반측하던 친구가 느닷없이 벌떡 일어났습니다.
도저히 못 참겠다... 모길 잡아야겠어...
음... 모기가 사람을 무는 기준은 체온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같은 방에 누워 자도 어떤 사람이 모기에 더 많이 물리는 이유는 그 사람의 체온이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높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해열제를 먹어 식은땀을 흘리는 나를 용케 알고 모기는 같이 잤던 친구만 집중 공격했던 모양입니다.-똑똑한 넘!!- 과연 그 친구는 팔뚝에 온통 모기물린 자국이었습니다. 대신 나는 열이 떨어지면서 손발만 따뜻해졌는데-바로 직전에는 열이 너무 나서 손발이 시렸었음- 역시나 용케 알고 딱 한군데 발등만 물었습니다.
우리는 비장하게 불을 켰습니다.
침대 주위를 살펴보자 벽이며 천장에 모기 몇 마리가 통통하고 붉은 배를 하고는 앉아 있었고 우린 손바닥과 파리채로 그것들을 잡았지요. 당연히 파리채와 손바닥으로 얻어맞은 모기는 붉은 피 칠갑을 하고는 장렬한 최후-?-를 마치는 것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아는 사람 중에, 밤중에 아이들 자는 방에 갔다가 모기가 여기 저기 통통한 배를 안고 있는 걸 보면 탁 잡아서는 종이 위에 길게 그 핏자국을 남기며 눌러 죽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종이 한 장에 십 수 마리의 모기 시체를 핏자국과 함께 남겨 놓고는 바라보면서 통쾌해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속이 시원해진다는 것이지요.
오늘 아침 찻물을 끓여 찻잔에 부었는데, 한 마리 동동 하루살이인지 날파리인지가 죽어 흰 컵에 떠다녔습니다. 나는 찻물을 버리고 주전자 물도 다 딸아 버렸습니다.
어제 낮에 호박 부침개를 하는데 역시나 날파리 한 마리가 지글거리는 후라이팬 기름 속으로 다이빙하더니 역시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나는 속으로 말뜩싸다... 어쩌구 하면서 고소해했습니다.
모기는 살기 위해 누군가의 피를 빨고, 인간은 그 몇 방울의 피를 빨리고 부글부글 속으로 이를 갈면서 한 생명의 목숨을 가차없이 턱턱 끊습니다. 뭐 그것은 피가 아까워서도 아니고 단지 근질거리는 성가심에 대한 매몰찬 복수심이었을 것입니다.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 슬견설이라는 글이 나옵니다. 그야말로 개와 이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개의 죽음과 이의 죽음을 비교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에 대한 풍자가 주제인 글인데 천장에 있는 핏자국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사람의 생명이나 하루살이의 생명이나 모기의 생명이 같다는 생각은 천만에 아닙니다.
음... 여기서 아니다라는 얘기는 그저 내 생각을 얘기하는 것일 뿐입니다. 생명이라는 것은 크던 작던 당사자에게는 소중한 것이지만, 뭐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후라이팬 속으로 떨어지는 날파리나 손바닥에 얻어맞는 모기는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말뜩싸게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해 알고 있을까요?
그런 생물들은 그저 아무생각 없이 -그렇겠지?-본능대로 행동한 것인데, 가끔 사람은 그것들에 순간적으로 너무나 진지하게 화를 내는 걸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
그럴 때는 사람이 모기와 같아지는 것이거나, 아니면 모기가 사람과 동등해지는 것이겠지요?
그건 그렇고 천장의 핏자국이나 닦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