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에서...사네.
목 아픈 건 거의 나았다.
기침이 슬슬 날 듯 하지만 그런대로... 이번 감기는 그저 약한 열대성 저기압 정도인 듯... 종종 태풍처럼 앓기도 하지만 뭐 이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아침 일찍 나갈 일이 있어서 새벽에-8시????-전철을 탔다. 우와~~ 전철을 타기 위해 역삼역을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사람이 미어 터졌다.
대체 이 동네로 출근하는 사람만 있다는 말인가... 타기 위해 내려가는 사람은 나를 포함애 두 사람 정도... 그야말로 밀려오는 인파를 헤치고 내려가자니 기분이 묘했다.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아간다.
나같은 게으른 자가 날이 훤할 때까지 이불 속에 누워 있거나 집안에서 어슬렁거릴 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새벽에 일어나 몸을 씻고 아침을 먹고 반듯하게 다듬은 매무새로 푸른 기운을 풍기면서 각자의 삶을 살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것이다.
그들은 그리하여 누가 뭐라든 통통 생기있어 보인다.
마른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푸른 하늘이 조각나서 보인다.
뭐 설마 다시 날씨가 주소 잃고 방황을 하진 않겠지... 허긴 모르겠다. 이 시대에 들어서 날씨는 이미 자연 본연의 조절 능력에 치명타를 받은 듯 보인다.
나 살아있는 날까지 자연은 그렇게 자연으로 남아 있을지도 의문이다.
으이그... 자식 없기 망정이지... 망가지고 더러워져 조로증 증세가 보이는 이 늙은 별에 자식을 어찌 두고 떠나겠는가... ㅎㅎ.
오늘은 필히 기필코 반드시 걸어서 출근을 하겠다.
내 다리는 아직 살아 있는 자연이다. 공해를 유발하지도 않을 뿐더러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의 소비도 억제함으로써 가정경제의 풍요함을 구가하는데 도움이 될..... ㅎㅎ. 이런.... 과대망상이군.
여하간 나 살아 있으므로 기쁘다.
상해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름다운 지구에 남아 있어서 기쁘다.
그러나 때때로 내게 구역질을 유발하는 것은 사람이다.
동시에 그것을 정화해 주는 것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