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쌀 한 포대
오애도
2003. 5. 16. 13:24
어제 저녁 손님이 온다기에 백화점에 나가 10Kg짜리 쌀 한 포대를 사왔습니다.
예전에는 월마트 같은 데서 4kg짜리를 다른 시장 본 것과 함께 낑낑 들고 왔었습니다. 그걸 비닐 봉지에 담고 한참을 들고 오자면 손가락 마디에 깊은 골이 패어 저릿저릿해 집니다.
별로 알뜰한 인간도 아니면서 어찌하여 꼭 그 먼 곳까지 가서 쌀을 사 왔는지-게다가 배달도 안된다-모릅니다.
나는 한 번도 자동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꼭 그때만큼은 승용차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생수도 떨어져 2리터들이 생수라도 한 병 같이 들고 올라치면 정말 비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상한 고집이 있는 나. 절대 택시 안 탑니다.
지금은 그냥 백화점까지 터덜터덜 운동삼아 걸어가 10킬로 짜리를 배달을 시킵니다.
배달비는 무료이고 4킬로짜리에 비하면 두배 반 정도가 많아서, 그걸 사다 쌀통 속에 부어 놓으면 참을 수 없이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옆길로 새는 얘기지만 50리터들이 생수 두 통이 배달 되어도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오래 전에 스스로 벌어서 학교도 다니고, 생활도 해야 했으니까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해서 월급을 타면 제일 처음 하는게 쌀을 한 말 사 놓는 것이고, 다음에 라면이나 김이나 뭐 그런 반찬 종류였습니다.
그 때는 생수를 배달 해 먹던 시절이 아니었으니까 티백 보리차라든가 뭐 그런 것도 샀구요.
지금 생수통을 들여놓으며 뿌듯한 것처럼 그때는 보리차를 듬뿍 끓여 놓으면 왜그리 든든하던지...-나는 물을 많이 마신다!-
어쨌거나 월급타고 초반에는 외식도 신나게 하고 보고 싶은 책도 턱턱 사고 하다가 월급날 가까워 오면 언젠가도 썼듯이 그야말로 새우깡 한 봉지 사 먹을 돈조차 없습니다.
그럴 때는 꼬박꼬박 집에서 밥을 해 먹고, 도시락을 싸 갖고 다니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은 그때보다 생활수준이-??-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쌀은 두 말 가웃이나 들여놓고 -그것도 제일 좋은 쌀로- 생수도 두통 씩을 한꺼번에 배달시켜 그걸로 커피도 끓이고 녹차도 끓이고 된장찌개나 미역국도 끓여 먹습니다.
월급 타면 제일 먼저 쌀을 샀던 것에 비해 요즈음은 그게 떨어지려고 하거나 아예 떨어졌을 때 설렁설렁 사 오다보니 징크스처럼 손님 올 때 마다 쌀이 떨어지는 비극적인 사태를 겪습니다.
가끔 '밥이나 먹자' 하고 손님 오라고 해 놓고는 '가서 쌀 사와야 돼' 어쩌구 하는 말을 하다보면 꼭 먹을 쌀 들고 오라는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후후-실재로 들고 온 친구도 있었음. 안 그래도 어디선가 쌀이 들어왔다고...-
어쨌거나 어제는 남아 있는 쌀이 좀 모자랄 것 같아서 새로 사 왔는데 그럭저럭 둘이 먹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방바닥에 임금님표 이천쌀 한 포대가 길게 그대로 누워 있습니다.
그걸 보면서 괜히 흐뭇합니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굶어 죽을 일 없겠군... 하는 장난같은 생각도 들고, 옛날보다 훨씬 부자가 된 듯한 소박한 생각도 들고, 적어도 다섯 번 이상은 누군가와 함께 먹기 위해 밥을 지어야만 될 거 같은 마음 따뜻한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피자 두 판이나, 샐러드 부페의 런치 2인분이면 한달 동안 먹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쌀 한 포대라는 걸 계산하면 가끔 떨떠름하기도 합니다.
때로 세상은 그리하여 상당히 초현실적으로 계산됩니다.
예전에는 월마트 같은 데서 4kg짜리를 다른 시장 본 것과 함께 낑낑 들고 왔었습니다. 그걸 비닐 봉지에 담고 한참을 들고 오자면 손가락 마디에 깊은 골이 패어 저릿저릿해 집니다.
별로 알뜰한 인간도 아니면서 어찌하여 꼭 그 먼 곳까지 가서 쌀을 사 왔는지-게다가 배달도 안된다-모릅니다.
나는 한 번도 자동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꼭 그때만큼은 승용차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생수도 떨어져 2리터들이 생수라도 한 병 같이 들고 올라치면 정말 비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상한 고집이 있는 나. 절대 택시 안 탑니다.
지금은 그냥 백화점까지 터덜터덜 운동삼아 걸어가 10킬로 짜리를 배달을 시킵니다.
배달비는 무료이고 4킬로짜리에 비하면 두배 반 정도가 많아서, 그걸 사다 쌀통 속에 부어 놓으면 참을 수 없이 든든하고 행복합니다.
옆길로 새는 얘기지만 50리터들이 생수 두 통이 배달 되어도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오래 전에 스스로 벌어서 학교도 다니고, 생활도 해야 했으니까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해서 월급을 타면 제일 처음 하는게 쌀을 한 말 사 놓는 것이고, 다음에 라면이나 김이나 뭐 그런 반찬 종류였습니다.
그 때는 생수를 배달 해 먹던 시절이 아니었으니까 티백 보리차라든가 뭐 그런 것도 샀구요.
지금 생수통을 들여놓으며 뿌듯한 것처럼 그때는 보리차를 듬뿍 끓여 놓으면 왜그리 든든하던지...-나는 물을 많이 마신다!-
어쨌거나 월급타고 초반에는 외식도 신나게 하고 보고 싶은 책도 턱턱 사고 하다가 월급날 가까워 오면 언젠가도 썼듯이 그야말로 새우깡 한 봉지 사 먹을 돈조차 없습니다.
그럴 때는 꼬박꼬박 집에서 밥을 해 먹고, 도시락을 싸 갖고 다니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은 그때보다 생활수준이-??-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쌀은 두 말 가웃이나 들여놓고 -그것도 제일 좋은 쌀로- 생수도 두통 씩을 한꺼번에 배달시켜 그걸로 커피도 끓이고 녹차도 끓이고 된장찌개나 미역국도 끓여 먹습니다.
월급 타면 제일 먼저 쌀을 샀던 것에 비해 요즈음은 그게 떨어지려고 하거나 아예 떨어졌을 때 설렁설렁 사 오다보니 징크스처럼 손님 올 때 마다 쌀이 떨어지는 비극적인 사태를 겪습니다.
가끔 '밥이나 먹자' 하고 손님 오라고 해 놓고는 '가서 쌀 사와야 돼' 어쩌구 하는 말을 하다보면 꼭 먹을 쌀 들고 오라는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후후-실재로 들고 온 친구도 있었음. 안 그래도 어디선가 쌀이 들어왔다고...-
어쨌거나 어제는 남아 있는 쌀이 좀 모자랄 것 같아서 새로 사 왔는데 그럭저럭 둘이 먹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방바닥에 임금님표 이천쌀 한 포대가 길게 그대로 누워 있습니다.
그걸 보면서 괜히 흐뭇합니다.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굶어 죽을 일 없겠군... 하는 장난같은 생각도 들고, 옛날보다 훨씬 부자가 된 듯한 소박한 생각도 들고, 적어도 다섯 번 이상은 누군가와 함께 먹기 위해 밥을 지어야만 될 거 같은 마음 따뜻한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피자 두 판이나, 샐러드 부페의 런치 2인분이면 한달 동안 먹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쌀 한 포대라는 걸 계산하면 가끔 떨떠름하기도 합니다.
때로 세상은 그리하여 상당히 초현실적으로 계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