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03. 3. 7. 09:17
잇몸이 부어 올랐습니다.
요 며칠동안 그래도 많이 신경 쓰였던 것이 바로 이빨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삭아지고 닳아 없어지는 것이 인간의 몸을 비롯한 모든 유기체의 특징이겠지요.
그 속에 담겨있는 정서라거나 마음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오늘 울아부지 첫번째 기일입니다.
아부지 살아계시는 동안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날입니다.
그 날을 맞으며 나는 엷은 두통을 앓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가 버린 날 앞뒤로 다른 어떤 것보다 겨우 치통따위에 마음이 가 있다는 것이 쓸쓸해서 말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이 늘 주춤거리며 가는 듯 보이는데 뒤돌아 보면 언제나 생각보다 먼 길을 와 있습니다.

올 봄엔 비가 너무 자주 내리는군요.

지난 해 울 아부지 산으로 가시는 날 밤새 주룩거리며 비가 왔었습니다.
시간이 복제해 놓는 상황은 닮아 보이지만 그 속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많은 것이 달라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