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안 한다!!

오애도 2003. 2. 7. 17:31
서점가서 교재 및 참고서 사기.
고장난 프린터 수리하기. 잠자는 벽시계 건전지 갈기. 나가버린 화장실 전등 바꿔 끼울 것. 은행 가서 재발급 받은 신용카드 현금카드로 등록할 것. 가스, 전기, 신문, 책값, 케이블 요금, 주민세, 적십자회비 납부하기, 새로 얻은 공부방 청소및 책 옮기기, 칼럼올리는 일, 부엌 청소, 재활용 쓰레기 분리해서 내려다 놓기, 운동 등록...
말하자면 요 며칠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벼르면서도 어영부영 말아버린 일입니다.
벌써 기타 세금은 지난 달 미납요금까지 합산되서 나온 고지서입니다.
화장실 전등는 열흘이 넘었구요. -받치고 올라갈 의자가 없어서리...ㅠㅠ.아으, 나도 남자건 남편이건 있으믄 좋겠다!!-
벽시계는 오늘 아침 틱 멈췄습니다.
프린터는 당장 써야 하는데 어제 하루종일 씨름하다가 열받아서 그만뒀습니다.
신용카드 등록은 벌써 사흘째 미루고 있습니다.
오늘도 다 지났으니 내일을 기대하려니까-??- 토요일이네요. ^^;; 당분간 현금인출불가-아싸 돈 굳는다!!-
부엌청소는 눌어붙은 가스렌지 국물받침이 눈에 거슬리지만 안 합니다.
방문 앞에 신문 뭉치가 쌓여있는데, 들고갈 만큼 묶으면 세뭉치는 될 듯 싶습니다.
새로 얻은 공부방 책꽂이는 텅 비어 있어 썰렁하기 짝이 없는데, 집에 있는 책 옮기기만 하면 된다고 믿고 왜 이렇게 손이 안가는지...

그리고 하나마나한 말이지만 고정적인 운동프로그램 등록해서 하겠다고 결심한지가 대체 언제였는지...
그리고 칼럼 올리는 일... 아무말 않겠습니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우물처럼 고여있는 느낌입니다.

물의 속성이 고여있으면 썩는 것인데 이렇게 고여있다가는 시궁창이 되 버리는 것은 아닌지...

물처럼 고여 있는데 삶은 자꾸 푸석거리는 걸 느낍니다.

그래도...
살아야겠지요?

얕은 즐거움에 킬킬거리거나, 만족없는 욕심에 휘둘리며 지겨워 하는데 시간은 성큼성큼 가고 있습니다.

자 서점이나 가봐야겠습니다.
그건 더 이상 미룰 수 없거든요.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당최 움직이기 싫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