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싸며...
새해 벽두-?-에 여행을 계획했고 지금은 여행 짐을 꾸리는 중입니다.
애초에 가려던 곳은 발칸 쪽이었는데 어찌어찌한 사연으로 튀르기에-터키-로 목적지가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무시무시한 감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젯밤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해서 밤새 해열제를 물고 지냈습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종일 해열제로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약 먹은 몇 시간이 지나면 귀신같이 열이 오르고 갤갤거리다 다시 약 먹고 살아나고... 체온계의 삐삐삐 빠른 소리는 예전에 항암하고 항생제 쏟아붓던 때 이후로 처음 들어 봅니다.
열 오를 땐 기침이 없다가 열 내려가면 기침을 컹컹 합니다. 흠... 이런 몸 컨디션으로 좋은 여행이 될지 심히 걱정은 되지만 뭐 감기라는 게 중한 병은 아닌지라 잘 치르고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비행기에서 옆자리 승객에게 컹컹 기침 소리로 피해를 주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3년 전 코로나 창궐하기 직전에 동유럽엘 다녀왔었습니다. 그때도 거의 보름 정도 심한 감기를 앓았고 비행기 타서 컹컹 기침 하다가 바르샤바 공항에 내리자마자 정말 기적처럼 모든 증세가 사라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뭐 이번에도 그런 기적을 바라 봅니다.
날씨 예보를 보니 내일 새벽에 비도 온다는데 이거 비 질질 맞으며 캐리어 끌고 전철 타러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시작이 어려우면 끝이 좋다고 믿습니다. 하하하
누가 뭐라든 여행은 이렇게 준비하는 과정과 그것을 기다리는 시간이 진정 행복한 시간입니다.
혼자 가는 패키지 여행은 혼자이면서도 혼자가 아닌 묘한 감흥이 있습니다. 여럿이 다니지만 혼자이고 홀로 가지만 또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원래 장거리 여행을 좋아해서 갔던 곳이 다아 먼 곳인데 이게 비행기 타는 맛에 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어쨌거나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여행의 설렘이 가득 찬 시간입니다.
새벽에 나가야 해서 이만 자도록 해야겠습니다.
새해 모두 행복해지십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