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21. 2. 21. 21:45

kbs 한국어 능력시험을 봤다. 

애초에 시험 결과를 어디 써 먹을 생각도 없었고 물론 따로 공부도 거의 안 했다. 며칠, 혹은 한 두달 사이에 틈틈이 한다고 해서 점수를 확 올릴 수 있는 시험은 아니다. 마치 수능 국어 시험공부와 비슷하다. 

어쨌거나 시험 난도는 수능의 다섯 배 쯤 범위도 넓고 까다로웠다. 나야 우리말 겨루기 공부하면서 꽤 밀도 있게 한 것도 있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선천적으로 국어 쪽으로는 타고난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 쪽에서는 거의 죽을 쑤었다. 시간이 꽤 부족했는데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니 남은 시간도 당최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100문제를 두 시간동안 풂-

그 외에는 그럭저럭 풀었는데 결과는 모르겠다. 결과 션찮으면 원하는 점수 나올 때까지 계속 볼 생각이다. ㅋ

한국어 능력시험은 대개가 언론사를 지원하는 취준생이거나 특목고 지원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한국사 능력시험에 비해 나이대가 훨씬 어리고 젊었다. 나는 역시 원로급... 원로 취급 받는 것도 재밌다. 하하하. 

그러면서 문득 내가 나이가 좀 더 어리거나 젊었더라도 읽기 능력이 그 정도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험문제를 풀기 위한 읽기는 일반 독서와는 많이 다르고 그 내용이나 주제도 꽤 까다롭다. 명확한 의도를 갖고 예문을 선택한 것일 테니까 사실은 출제자의 의도를 읽을 나이가 된 거라고 생각하면 나이 듦이 오히려 더 유리할 지도 모르는데 어쨌든 꽤 어버버 한 느낌. 다음 번엔 읽기 훈련을 좀 하고 시간 안배를 미리 신경 써 놔야겠다. 

 재밌는 것은 예문 두 개를 건너 뛰고 시간 안되면 찍어야지 하고는 뒷부분부터 풀었는데 마침 예문이 비타민D가 신체 내에서 어떻게 대사되고 활용되는가 하는 내용이어서 예문 대충 읽고 선택지만 보고 배경지식으로 풀었다. ㅋ  한동안 기능의학 쪽에 관심이 많아서 얻어들은 지식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듣기 문제도 뭔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는 걸 보면 확실히 머리가 많이 나빠졌다. 순발력이나 이해력도 그렇고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낱말조차 제대로 안 떠오르다니... 흠...  

어쨌거나 시험 공부는 전혀 안 했는데 역시 시험 끝나고 나니 어제 오늘 마음과 생각이 또 서성인다. 

주중엔 책 볼 여유가 거의 없어서 이렇게 사는 게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뭐 그렇다고 중뿔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째 살아가는 게, 살아 있는 게 바삭바삭 메말라가는 느낌이다.  

 대체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나중엔 수능시험을 볼 생각.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