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목소리로 세상에 떠들다!! 2
다시 목이 쉬었습니다.
오래 전에 쉰목소리로 떠든다는 글을 썼던 게 기억나 찾아보니 2005년... 그때는 주말 이틀에 수업이 꽉 차서 일요일엔 열두시간 수업이 있었는데 문제풀이는 없고 쉴새없이 떠들어야하는 국어, 국사, 사회, 도덕 뭐 이런 중학교 내신 위주의 수업이어서 당최 목이 낫지를 않았던 기억이!!
그때 거의 매일 프로폴리스를 저녁마다 뿌리고 잤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기적처럼 목이 쉬지를 않아서 프로폴리스 만만세!!를 부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목이 쉬기 시작한 건 올해.
확실히 예전보다 많이 말을 합니다. 아이와 노는 시간은 서너시간 남짓인데 같이 떠들거나 반응해 주지 않으면 가족이 아닌 타인일 경우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눈치를 살피게 되지요. 게다가 나란 인간의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의외로 냉담해 뵈는 얼굴-??-인지라...
뭐 여하간... 그뿐만 아니라 일상은 늘 몰려오고 몰려온다고, 매 주말마다 누군가를 만나 떠드는 일이 생겼고 이상하게 전화도 길게는 두어시간 씩 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게다가 쓸데없이 힘주어 얘기하는 버릇도 있어서리...
인후에 영향을 미치는 감기나 그런 것 때문이 아니고 많이 떠들어서-문득 그렇게 많이 떠들었나 싶기도 하지만-목이 자꾸 쉰다면 분명 그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흠... 요즘 코로나 씨 덕에 프로폴리스 자주 뿌리는데도 그대로인 걸 보면 효과가 없어진 모양입니다. ㅠㅠ
뭐 다행이 쉰 목소리로 떠들어야 하는 일이 '세상'에 대고가 아니라 만 네 살도 안 된 아이라서 무겁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가벼운 떠듦 덕분에 물리적인 떠듦이 없을 때 일어나는 수많은 내면의 소리들은 잠잠합니다. 하여 혼자가 되고 내면의 소리들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하면 마치 어딘가 먼 곳을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내면의 소리가 진토 같은 '세상'이나 질척한 '사람들'에 관한 것이 아니면 내 세상은 물처럼 고요해지지요.
누가 뭐라든, '혼자' 살고 '홀로' 지내는 것의 미덕입니다.
언젠가는 물소리, 바람소리, 나무와 풀이 자라고 햇빛 내리 쬐는 소리나 꽃이 피는 소리만 들리는 산속에 오두막 하나 지어놓고 더 조용히 살아보는 건 어떨까...를 꿈꾸는 것은 요즘 공부하는 고전 시가들 속의 화자들 덕분인지도 모릅니다. 허허
오래 전에 썼던 '쉰목소리로 세상에 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