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일상, 삶, 그리고...

물 속 같은 날들...

오애도 2020. 3. 27. 00:11


3월 시작과 함께 시작한 공부...

재밌습니다. 비록 시험용 공부지만 사소한 진술에서조차 깊은 생각의 울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어떤 부분은 오래 전부터 진지하고 깊이 있게 하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암기 때문에 멀미가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참으로 즐겁습니다.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대한 진술이 훅!! 별로 막히는 것 없이 이해되는 것은 분명 나이 덕일 것이고, 단순한 암기 같은 것을 페이지 넘기고 바로 훅!!잊어버리게 되는 것도 역시 나이 덕-탓-입니다. 에효~


그러면서 자꾸자꾸 조선시대에 사대부로 태어나 세상이 알아주건 말건 초야에 묻혀 하고 싶은 독서나-??!!- 하면서 사는 것도 좋았겠구나... 생각합니다.

물론 운 나쁘게 노비로 태어나거나 질곡에 갇힌 여염의 아낙으로 살게 될 확률이 훨씬 많았겠지요. 허허허


새로 산 스탠드를 켜놓고 책을 보고 있자면 더이상 아무것도 부러울 것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진짜로 하고 싶은 공부는 의학분야인데 이걸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 중입니다.

이 나이에 의사가 돼서 직업적 성공 같은 걸 추구할 생각은 1도 없고-물론 될리도 없지만-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인간의 몸에 대한 매커니즘에 흥미 퐁퐁이라서 취미로라도-???- 해볼까 머리를 굴리고 있습니다.

 

오래 전 드라마 '허준'을 다시 보면서 드라마상 허준의 스승이었던 유의태라는 인물이 훅 매력있어졌는데 배우 이순재 옹-??-의 연기도 감동적.

특히 아들의 잘못을 야단치며 언급한 왕희지의 비인부전-非人不傳-사람됨에 문제가 있는 자에게 예법을 가르치지 말라-에 관한 대사는 압권입니다.

비인부전은 종종 부재승덕-不才承德-과 함께 언급되는데 같이 풀면 사람됨에 문제가 있는 자에게 벼슬이나 재능을 전수하지 말며 재주나 지식이 덕을 앞서게 하면 안된다...

 어쩌면 나란 인간은 덕이 영 별로라서 괜히 쓸데없는 지식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하여 사실 매일매일이 이러저러하게 바쁩니다. 보름 넘게  목이 쉬었고-아이와 떠드는 것 외에도 어째 거의 매일 한 시간 넘게 통화하는 일이 잦았었다.- 오늘까지 사흘 정도 입안이 헐어 고생을 했습니다.

작년에 영어공부랍시고 시작하고 나니 바빠지더니 이번에도 역시!!


세상은 뒤숭숭하고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그런대로 물처럼 고요합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살고 있으니 뭐...^^

마음을 비우면 삶과 일상은 새털처럼 가벼워집니다.

 내 마음과 생각이 온전히 내것이니 내 것을 내맘대로 쓰는 자유를 누리는 중입니다.


 


그리고 보름 전...

사촌동생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나는 마음이 많이 아팠고 또한 오랫동안 '생각'이 아팠습니다.

죽는다는 건 무엇일까?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누구와도 함께 갈 수 없는 길.

그래서 외롭고 고독할 수밖에 없지만 결코 거부할 수 없는 길.

지금도 불쑥불쑥 일상의 틈새를 비집고 떠오릅니다.


마흔여덟 해의 삶 중에 8년을 아팠고 나머지 시간들도 무거운 책임감을 기꺼운 마음으로 지고 살았던 그녀의 다음 생은 한없이 한없이 가볍고 자유로워지길 바라 봅니다.

하여 삶의 고단함과 신산함에 투덜대지 않고 씩씩하게 살았던 수영아!

부디 잘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