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浮遊-, 떠돎

2019~2020 동유럽... 출발!!

오애도 2020. 1. 13. 10:32


느닷없이 떠났던 동유럽 3국의 겨울 여행...

동유럽이나 북유럽의 겨울은 낮시간이 짧고-북유럽은 두 시, 동유럽은 네 시가 넘으면 어둑어둑해진다-게다가 우기입니다.

겨울이 우기이면 기온이 크게 낮지 않아도 으슬으슬 뼛속까지 스미는 축축한 냉기 때문에 더 춥게 느껴지겠지요.

그런 이유로 겨울 동유럽 여행은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비수기입니다.  

뭐 여하간 덕분에 가까운 일본 3박4일 여행경비 정도의 싼 값으로 다녀왔습니다.


가기 전 여행사의 횡포-??- 때문에 산통이 깨지긴 했지만 제시했던 대안이 나쁘지 않아서 전화위복이라고 생각...


혼잣몸인지라 함께 온 모녀 멤버와 앉게 된 좌석이 창문쪽이었고 새벽 출발이었던 덕에 내내 밝은 해-??-를 보며 가게 되었습니다.

날렵하게 뻗은 비행기 날개...

저 날개가 항공유 가득 들어 있는 연료통이라는 걸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하하.



무거운-??-식사.

폴란드 항공의 부다페스트 직항인 탓에 우리말 1도 없고 취킨 오어 비프?

비프...

해서 받은 식사...

저 비프는 데리야키 소스 비슷한 걸 끼얹은 -인스턴트-떡갈비의 질감을 갖고 있는, 뭐 먹을 만했습니다.

빵은 잘 챙겨 뒀다가 나중에 우걱우걱!!

한숨도 안 자고 새벽에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어떻게 좀 자보겠다고 와인 한 잔을 달래서 꿀꺽꿀꺽 마셨더니만 잠은 안 오고 두통만 얻어서 고생.



블레이드 러너 2049, 라이온 킹 실사판, 알라딘... 세 편의 영화를 보고, 화장실을 두 번 가고, 감기 때문에 기침을 쿨럭거리는 시간 외에는 늘 내다 봤던 창밖엔 저렇게 맑고 차가운 질감을 가진 해-달인가!!-가 따라오기도 하고  북극 가까운 상공을 날 땐 밑으로 빙하며 도시며 마을 따위가 보여서 옆의 승객에게 보라고 몸을 젖혀 주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식사가 너무 늦게 나와 배가 좀 고팠던 거 빼고는 크게 지루하지 않게 잘 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뒤쪽 주방-??-에 빵이며 컵라면 같은 게 있어서 가져다 먹으면 된다고...


그렇게 열세 시간 가까이 날아 드디어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

배낭 두 개, 작은 트렁크 하나...

공항에서의 짐가방은 비로소 여행의 시작이자 이제야 여행의 끝을 느끼게 하는 아이콘.

멀고 먼 이국으로의 여행은 낯섦이 오히려 설렘으로 승화되는 것이 미덕입니다.


토요일 아침 일곱시 반에 출발했는데 현지 도착 시간은 토요일 열두 시 반...


부다페스트는 공항 기착지이고 마지막에 이틀을 이 도시에서 자기로 하고 도착하자마자 버스 타고 네시간 반 달려 브르노로...


투 비 컨티뉴!!


사족: 새로 카테고리 하나를 만들고 시답잖은 여행기를 올리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