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19. 6. 14. 09:27

지난 화요일 정기 검진...

늘 그렇지만 완벽한 혈액검사 수치.

다 좋습니다~ 이제 약 세 번만 더 먹으면 끝이예요.

여덟 번을 아트라 먹는 게 2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총 아홉번을 먹게 되는 모양.

혈압도 정상이고 간수치나나 신장 수치도 문제 없다.


나오려다가,

같은 아형의 다른 환우들한테 종종 받는 질문을 했다.

유지치료 중에 나는 아트라만 먹는데 어째서 다른 사람들은 다른 약 두 가지 정도를 더 먹는다는데 그게 어떤 기준이냐고...

딱 잘라서 의사쌤 말씀.

메토트렉세이트 같은 걸 먹기도 하는데 그건 의사 개인의 선택이고 아트라 외엔 크게 의미 없기 때문이다... 아트라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치의 쌤은 백혈병 분야의 '명의'다-


3개월에 보름만 먹는 아트라와는 달리 유지 기간 2년동안 매일 먹어야 하는 그 두 종류의 약-MTX와 푸리네톤-이 꽤 부작용이 심해서 고생들을 하는 모양이다.

그럼 그게 병증의 경중의 문제는 아니니군요...

그렇지요. 

속으로, 골수검사 안 하는 거랑 별 게 다 복받은 거 같아서 감사, 감사!! 합니다 했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를 잊으면 안된다.

하하하.



요즘 이제 네 살인 남자 아이와 매일 몇시간씩 놀아 주는-??- 일을 한다.

신기하리만치 항상 잘 웃는 아이와 지내는 몇 시간을 나도 함께 까르륵거리며 웃는다. 빛나는 햇빛 아래 두어시간 넘게 손잡고 걷거나 뛰거나 하는 터라 비타민 D 만땅-??- 충전 덕에 몇년 만에 숙면 중...  

대부분 기가 발에 모이는 게 분명해서 종일 통통 뛰어다니는 사내아이 특유의 활기 덕에 나도 활기 충전!!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가짜로 웃어도 그걸 구별 못하고 분비된다는데 나는 아이 덕분에 매일매일 진심으로 큰 소리로, 온 얼굴로 웃게 된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누구든 내가 주는 마음의 크기만큼을 딱!! 돌려준다.


게다가 시험기간동안 고 3 학생의 국어와 사탐을 잠깐 봐주기로 했다.

하여 수업 있는 날은 대화의 수준이 롤코를 탄다. 하하하.


사실, 고3 학생이건 네 살 아이건 마음을 여는데 단 몇시간이면 충분하다는 것은 내가 가진 천부적인 재능-??-이다. -뭐래??!! - ㅋ


어쨌거나 병 치료하면서 생각해보니 나는 '투병'이란 말을 거의 쓰지 않았다. 비록 투병기 카테고리에 쓰기는 하지만...

병은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그저 토닥토닥 다스리는 것.

카를 G 융이 그랬었나...

뭔가에 저항하면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버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