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
옛말에 속일 수 없는 게 사랑과 재채기라고 했는데 하나 더 있다. 공부한 흔적... -뭐래?! -
단어 책 반을 좀 넘었는데 저렇게 공부한 부분과 안 한 부분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사실 저 책은 2012년도에 산 것이고 그때도 나름 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때는 열심히 안 했나보다.
어쨌거나 반 조금 넘게 했는데 후반부는 확실히 낯선 단어들이 많아서 시간이 꽤 걸린다.
게다가 공부라고 시작하고 나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계획대로 되진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일단 끝내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 예문으로 나와 있는 것까지 다아 파악할 생각.
새로운 단원 들어갈 때마다 앞에서부터 한번씩 보는데 모두 80강이니가 1강은 이미 50번도 더 봤다.
공부든 독서든...
열권의 책보다는 한권을 열번 보는 것이 중요하고 열번 보는 것보다는 보고 열 번 생각하는 것이 훠얼씬 중요하다.
특히 참고서 같은 것은 대부분의 것들이 내용상 대동소이해서
만약 저 책을 스무번 번 정도 보면 열권의 책을 한두번씩 보는 것보다 백 배는 나을 것이다.
끝내고 나면 다음엔 역시 어정쩡한 일본어 공부를??? 푸하하.
어제... 정말 백만년만에-??- 수영을 갔었다.
근 10년만인 것 같은데 50분 정도 수영하고 오늘 종일 온몸 근육통에 시달렸다.
자유영 두 번 돌고 오니 몸에 열이 훅 날 정도로 힘들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근육들이 뭉쳐 있거나 퇴화 되었나보다. 근육 사이사이가 틈이 벌어지는 듯한 느낌.
걷는 것은 그나마 자주 했지만 팔이나 상체 근육을 쓸 일이 없었던 데다 항암치료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많은 부분들이 굳었던 모양이다.
나 좋아하는 접영을 하는데 25미터 가기도 너무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모르는 사이에 왼쪽 팔 근육을 다쳤는지 왼손 스트로크가 영 시원찮아서 자유영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평영만 줄창 했는데도 끝나고 나오는데 우와~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하여 일주일에 세 번 가는 아침 자유수영 등록하고 왔다.
유연성 기르는 것은 수영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
예전엔 자유영 스무 번쯤 쉬지 않고 돌아도 숨도 안 찼는데... ㅠㅠ
지금은... 숨은 안 차는데 팔이 천근이다. 수영은 팔 젓기가 7할.
나이도 있을 거고 항암 후유증도 있을 것이다.
특별히 아프거나 피로에시달리거나 하는 일 없어서 굉장히 건강하다고 믿고 있었는데 완전히 뒤통수 맞은 느낌이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도 쑥쑥 체중이 내려가지는 않지만 서서히 조금씩 몸이 작아지고 있는데 빡세게 할 수 없는 게 머리칼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ㅋㅋ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시력이 훨씬 좋아졌고 머리가 훨씬 맑아졌다. 열두시간 이상을 책을 봐도 아무 문제 없고 이상하게 버스 안에서 책을 봐도 어지럽지 않다.
예전보다 단기 기억력 떨어졌다고 징징댔지만 어쩐 일인지 그것도 훨씬 나아지고 있다. 집중력도 훨씬 좋아져서 엊그제 고등수학 문제를 보는데 제법 풀 수 있기까지... 허허.
이게 저탄고지 다이어트 덕분인지 항암하고 나서 몸 체계 휙 바뀌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여 내가 늘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물과 소금의 밸런스...와 탄수화물 줄이기와 지방과 단백질 겁내지 않고 먹기.
다시 내일부터 며칠은 쉬는 날 없이 약속의 연속이다.
매일매일 줄어드는 게 아까울 만큼 맛있는 음식 같은 날들...
그렇게 봄날을 보낸다.
그리하여 참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