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19. 3. 4. 02:02

영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래봤자 단어 외우기지만^^;;-

지난 설 연휴에 그냥 심심해서... 수능문제를 다운받아서 화면으로 풀었었습니다.

흠... 백점 만점에 70점 정도...

나중에 어느 영어 지도하는 사람이 올린 글에서 스스로 단어 실력 테스트 하는 방법이 있길레 해봤더니 역시 단어실력도 70점 정도...

수능 문제를 완벽하게-??- 풀려면 12,000 단어정도를 알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내 실력은 9,000~10,000.-물론 이 숫자에는 am,ere,is 같은 기초의 기초 단어에다가 각종 파생어까지 합한 수-

그러니까 넉넉하게 잡아도 3,000개 정도만 외우면 술술 풀어서 1등급을 맞게 된다는 결론. ㅋㅋㅋㅋ

사실 나는... 영어를 정규로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알파벳부터 독학입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치렀고 사실 대부분의 단어 실력은 30년도 훨씬 전에 익혔던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나란 인간이 배운 것은 별로 잊어버리는 법이 잘 없다는 것. 물론 요즘은 단순 암기능력이 형편없어졌지만... ^^;;

그래도 말이지요.

그때보다 시간도 많고, 좋은 책 살 돈도 있고, 필기감 좋은 펜도 많고 연습장도 많습니다.  단순암기는 잘 안되지만 시야가 넓어져서 확산과 수렴도 잘 일어납니다. 그리고 쌓인 국어선생 경력도 있어서 문법도 이해력 열배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더빙 안된 영화 보면서 듣기도 제법 잘 했고 비록 국어선생이지만 그래도 '선생'이니까 학생들하고 말할 때는 늘 단어 하나를 말해도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렇게 제법 적당한 기본은 있는데 늘 거기까지라는 게 함정.

당최 완벽한-??-혹은 만족스러운 게 없습니다. ㅋ


일단 집에 단어책이 두 권 있어서 저걸 다 끝내고 샥!! 버리는 게 목표입니다.

2월 15일부터 시작해서 하루에 보통 열 시간 이상씩 하는데 근 열흘 동안은 하도 바빠서 어느 땐 서너시간이 전부이기도 했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해서 진도 목표의 4분의 1을 해치웠습니다.

일단 3개월 동안은 딴생각 없이 열심히 해 봐야겠습니다.  

영어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기분.





새 공책이랑 멀티펜 리필심도 사왔습니다.

이미 볼펜 한 자루 다 썼고... 이번엔 열자루 정도 쓰면 원하는 만큼이 될듯한 느낌적인 느낌.

그린색 공책은 손에 쥐기 딱 알맞아서 외워도 외워도 외워도 정말 안 외워지는 단어와 너무나 뻔해서 다른 의미들을 간과해 버렸던 단어들을 적어서 들고 나가 시시때때로 보는데 아주 편리합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공부하기도 참 편한 세상입니다. 하하


사실 학생들이 입시 경쟁에 지쳐서 알거나 깨닫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30년 쯤 된, 그래서 누렇게 뜬 백지 노트입니다.

단행본 샀을 때 끼워준 것인데 드디어 다아 써서 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하하.

멀쩡한 공책을 버릴 수 없어서리...

누렇게 뜬 A3, A5 용지도 잔뜩 있는데 그건 나중에 수학문제를 풀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집에 있는 빈공간의 공책이며 종이들을 꽉꽉 채워 버릴 생각.




그리고 벌써 5년도 더 된 우리말 겨루기 공부...

그때 정리했던 노트입니다. 저것은 최후로 정리한 것이고 그동안 다섯 번쯤 저렇게 정리를 해가면서 쓰고 외우고 했을 것입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고유어 부분은 <ㄱ>만 2만 단어가 넘습니다. 페이지 수로는 2천페이가 넘지요. 수만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겨가며-클릭으로- 모르는 단어를 찾아 쓴 다음에 외웠지요.

정말 시쳇말로 듣보잡인 단어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사전 보는 일을 세 번 했습니다. -클릭하느라 손가락 쥐 났었음-. 그리고 종이 사전도 두세번, 그외에 이런저런 단행본들도 꽤 샀습니다. 어떤 것은 한 권에서  한 단어 정도를 건졌는데 서점에서 책을 펼치면 당최 다 모르는 말들 같았다는...

그 당시에, 많을 때는 하루에 열여덟시간 정도를 책상 앞에 있었는데 그에 비하면 요새 실실 열시간 정도 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 딱!! 두 문제...를 맞히기 위한 공부였습니다.

 그 경험은 무릇 '시험공부'의 단순한 원리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우리말 겨루기 공부에 비하면 영어 단어 공부는 훨씬 낫습니다. 외워야 할 것들은 이미 잘 정리돼 있고 그 양도 대충 정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다아 끝나면 다음엔 수학 공부를 할 지도 모릅니다. ㅋㅋ

 내가 수학만 잘했으면 서울대를 갔을 거라고 흰소리를 자주 하니까 주위에서는 정말 수학에 왕젬병인 줄 아는데 역시 수학도 국민학교 이래로 졍규로 배운 적이 없어서 그렇지 예전에 가끔 중,고등학교 제자들하고 멘사 수학 문제 풀면 제일 먼저 풀었다는...^^;;  

당연히 그때 혼자 학력고사 공부하면서 외웠던 곱셈공식 뭐 이런 거 안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영어공부의 단순함에 비하면 사실 수학은 혼자서 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핑계를 대면서 지금까지 왔는데 요즘엔...  인강도 잘 돼 있고 주위에 수학 가르치는 친구들도 많고 이과 수학에서 1등급 받은 제자도, 조카도 있어서 물어볼 수도 있고 그도 아니면 아니면 나도 돈 주고 과외를!!!  푸하하!!!


가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고 세상의 모든 지식을 얻고자 했던 닥터 파우스트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기도 합니다. -뭐래!!-

그가 원했던 것이 그러나 많은 지식이었지 참된 지혜는 아니었을지도...

 

많은 지식이 반드시 지혜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매일 아침, 혹은 새벽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칠 때 즐거움!!!

그저 과정의 즐거움이지요.


삶도 결국!!! 과정의 연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