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의 시간
다 완성된 가방들...
그동안 본체만 완성해 놓고 가방끈을 달지 않았다가 하나씩 다는 중...
재봉틀로 하면 가방끈 하나 다는데 오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 손바느질로 하려니 한시간 가까이 걸린다.
게다가 웨이빙 끈이 두꺼워서 바늘이 잘 안 들어감.
손가락 두군데 구멍 나서 피가 줄줄...
끈만 달면 되는 것 아직 세 개, 그 외에 진행 중인 게 다섯 개...
가방 문어발이다.
후다닥 -이래봤자 일주일이 걸린-30*30 짜리 깜찍한 하트 아플리케 가방... 지난 주 내내 만든 것.
화사하니 예쁘다. 같은 천으로 36*40 하트 12개 짜리도 만드는 중.
빈티지 리넨 천으로 만든 것.
25*35 짜리로 역시 깜찍한 사이즈...
화와이언 뒤쪽 무늬도 예쁘다.
얇은 2온스 솜으로 퀼팅...
이건 앞의 것과 사이즈는 같고 손잡이가 짧은 것.
역시 빈티지 리넨천이다. 폭신한 3온스 솜으로 퀼팅...
르시앙 리넨 에코백
34*37 크기의 단순한 디자인... 2온스 접착솜을 넣었다.
다 만들고 보니 생각보다 까실까실하니 고급스럽다.
프레임 지갑들과 카드지갑, 그리고 동전지갑...
마지막 자투리천으로 만든 티매트들...
이건 프레임지갑의 뒤쪽...색깔이 어째 잘못 나옴.
그리고 대량생산 필통... 안경집 등
저 빈티지 천은 만져도 만져도 싫증이 나지 않는 기이한 천이다. 꽃무늬는 두 개씩 만드는데도 멀미 작렬.
숫자상으로 100개를 만들고 프리마켓에 가겠다고 생각했다가 첫 번째가 캔슬되는 바람에 스톱.
다시 실실 바느질을 하긴 하지만 언제 100개를 다 만들지는 감도 잡을 수 없다. ㅋㅋ
하여 언제 프리마켓에 나갈지도 미지수...
그래도 기한을 정하지 않고 실실 만드니까 재미도 보람도 있다.
가지고 있는 천들을 소진해서 다 만들면 내 방이 퀼트작품으로 꽉 찰지도... -아직 백분의 일도 안 썼다.-
당연히 새로 사야하는 부자재들도 만만치 않아서 조만간 동대문 시장에 가서 한보따리 사와야 한다.
어쨌거나 앞으로 치료 완전히 끝나는 1년 반 동안만 할 생각.
새로 자수도 시작해 사놓은 자수실도 없애야지.
바느질의 좋은 점은...
손과 머리를 따로 놀릴 수 있다는 것.
일타 쌍피다. 하하하.
바느질 하면서 머릿속으로 나는 쉬지 않고 쉬지 않고 쉬지 않고 삶을 생각하고 일상을 곱씹고 행동을 반성하며 배운 것을 다시 깨닫고 느낀 것을 규정해 놓는다.
하여 텅 빈 듯하지만 충만한 시간...
내 바느질 하는 시간의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