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토닥토닥!
LCHF 식이를 하게 되면 특이하게도 피곤함이 잘 없고 몸이 힘듦을 잘 못 느낀다.
닷새 전에 봉투 사러-똘똘이 대변 처리용- 영동시장엘 버스 타고 다녀올 때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꽤 힘들었는데 사흘 전부터 기운 펄펄...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나가야 할 것 같고 날 좋으면 날 좋아서 나가야 할 것 같은 의욕 과잉 봄처녀 바람난 증세가 시작된 덕에 어제는 정말 모처럼 선릉을 지나 이마트까지 40분 넘게 걸어서 갔다. 이것저것 장을 봐서 올 때는 버스타고 왔지만 세 시간 넘게 걸은 듯...
옛날부터 나 먹자고 시장 본 것을 무겁게 낑낑거리며 들고 오다가 보면 뭔가 삶을 아주 씩씩하게 전투적으로 살고 있다는 보람이-??- 느껴진다. 하하하.
하지만... 결론은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날씨도 풀렸고 걸었더니 땀이 질질 나서 모자도 안 쓰고 마스크도 안 쓰고 갔더니만...
며칠 째 조금씩 나오던 맑고 투명한 가래가 꽤 노래졌고 기침이 좀 나고 호흡이 좀 가쁘고 콧물 질질이다. 동네 병원엘 가볼까 하다가 참았는데 예전에 엄니 계실 때 보면 탈은 늘 주말을 걸치고 난다는 것. ㅋ 이러다 응급실 가게 될지도...ㅠ
하지만 그냥 백혈구가 잘 싸워 이길 것이다. 기침이든 가래든 콧물이든 결국 면역반응인 것이고 심하지 않으면 감기균이야 정해진 수명이 있어서 장엄하게 내 몸에서 기생하다가 때가 되면 죽을 것이다. -뭐랴?? - ㅋ
결국 항생제가 아닌 감기약은 면역반응을 억제해 그냥 덜 고생시키는 것뿐이지 감기균을 쳐부셔 무찌르는 것이 아니다. 뭐 암세포도 토닥토닥 잘 보냈는데 -??- 그깟 감기균 쯤이야... 어떻게 살린 백혈구인디...ㅋㅋㅋ
열만 안 나면 어쨌거나 잘 싸워 이기고 있다는 것.
콧물은 괴로우니까 대증요법으로 콧물약만이라도 먹을랬더니... 이런... 없다. 코 많이 풀어서 코 밑 헒.
뭐 결론은 이번 주말엔 감기와 토닥토닥 두런두런 지내게 되리라는 것.
내 몸에게 잘 싸우라고 점심엔 어제 사온 쇠고기 채끝살 구워 먹을 거임.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