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도 2018. 2. 3. 11:14

며칠 전에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로부터 깨똑이 왔습니다.

저 오래된 사진과 함께...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사진이고 찍던 날에 대한 기억까지 선명해서 시골 갈때마다 오랫동안 찾았지만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웠었지요.

 나만 혼자서 히~ 웃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운영했던 탁아소-지금의 유치원-였다가 나중에 독립해서 정식 탁아소가 되고 나중에 알았지만 1회 졸업생이었습니다. 점심은 늙으신 집사님-??-이 빚은 팥 넣은 찐빵과 우유였었고 수요일엔 밥과 국, 반찬이 나왔었습니다. 가끔 국수를 우유에 말아주기도 했는데 -어쩌면 콩국이었을지도...-그 맛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나는 어쩐 일인지, 우리들의 솜씨... 같은 벽에 써 놓은 글들을 읽을 수 있어서 선생님들이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애도는 글을 읽어... 하던 것도 기억합니다. 하하.

저 날은 처음으로 사진 찍는 게 설레서 저렇게 혼자서만 활짝 웃었지요. 그리고는 예쁘게 보이려고 귀 뒤로 단발머리를 넘긴 것입니다. 저 옷은 분홍색의 플랫칼라 스웨터였을 것입니다.

 머리칼은 굵고 굉장히 검었으며 피부는 백옥-??-이었습니다. ㅋㅋㅋㅋ 당연히 숱도 많았지요.

여덟 살의 막 시작 무렵입니다.


몸이 자라면서 영혼도 자라고 생각도 자라고 마음도 자랐습니다.

지금은...

다아 자라고 난 후 늙어가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말이지요. 나는 딱!!!! 저렇게 오랫동안 웃고 살았고 지금도 웃고 산다는 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어느 부분은 분명 자라지 않았다는 의미겠지요.

그리고 문득, 왜인지 모르지만,

엄니 생각이 나서 잠깐 꺽꺽 울었습니다.

늘 분홍색 옷을 사다주셨던 울 엄니...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내가 사 드린 울 엄니 옷의 9할은 역시 분홍색이었지요.

어릴 적 사진 속에서도 읽혀지는 울 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