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오늘은 어째 날씨가 가을 같다.
어제 저녁에 실실 선정릉 산책을 했다. 문화의 날이라고 입장료도 무료여서 웬 득템?
해 지는 풍경이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다.
푸른 잔디도 좋고 풀을 베었는지 풀냄새도 좋았다. 난 전생에 소였을지도... 풀냄새가 구수한 걸 보면...
초록이 그야말로 초록초록
비가 와서 흙길이 패어 나간 부분이 더러 있었다. 소나무도 울창울창.
푸른 색을 보니 좋다. 조금 휴가시즌이 잦아들면 친구랑 부석사를 가기로 했는데 뭐 안되면 혼자라도 다녀와야지.
무량수전 앞에 서서 멀리 보이던 물결 모양의 푸른 산들이 문득 그립다.
어쨌거나 사람 많을 때 움직이는 것을 지극히 싫어하는 인간인지라...
역사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학원에서 역사 수업 팀이 짜여서 얼라들 데리고 역사 수업...
뭐 초등 아니면 중등이니까 크게 어려울 것은 없지만 요즘 새로 배우는 조선의 성리학자들이 재밌다.
어제는 이언적에 관해 열공... 다음엔 김육...
그 시대에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그 시대에 남자로 태어나 선비가 되지 못한 것은 사실 좀 애석하다.
진정한 사대부들이란 목숨을 바쳐 임금-나라-에 충성하고 진정한 즐거움으로 학문에 힘쓰며 세속적인 재물에 대한 욕심에 초연하며 정의, 혹은 대의명분을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부모를 섬기는 인물들이다.
정말 이상적인 인간 아닌가.
그 시대에 여자로 태어나 허난설헌이나 황진이처럼 살다 가도 애통하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절절해서 한 번은 살아볼만할지도 모른다고 가끔 생각해보는데 흠...
어쨌거나 산다는 것은 주어진 것을 치르고 가는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