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을 지나며...
고지방 저탄수 다이어트 한 지 100일 쯤 지났습니다. 엊그제 최저점 찍고 다시 최저점 찍어서 대충 7-8Kg정도 감량 됐지요. 이사 전후로 몸은 과하게 힘들고 먹는 것은 부실해서 조금 안정된 며칠 전부터 실실 감량에 가속도가 붙습니다. 사실 고도비만인 것에 비하면 감량이 그다지 큰 것은 아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 나이에 한 두 달사이에 훅!! 10Kg 정도 빠지면 그것도 심각한 문제일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인 듯 합니다. 크게 몸에 이상없이 실실 도둑처럼 슬금슬금 내려가면서 적당히 쉬고 적당이 밀당하면서 줄어듭니다.
다만 이번엔 조금은데메지가 있을 듯... 며칠 동안 정말 지나치게 먹는 게 부실했고 그해 비해 힘은 열 배 이상 썼는데 한동안 좀 길게 걸으면 기운이 딸리는 느낌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여름 엄니 보름동안 입원해셨을 때 엄니 병구완하면서 부정출혈이 심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좀 걱정스러울 만큼 부정출혈이 진행 중이라 몸이라는 게 얼마나 정교한 시스템에 의해 굴러가는 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식욕은 자연스럽습니다. 즉 맛잇는 것이 먹고 싶은 게 아니라 배고프니까 먹게 됩니다. 먹는 게 고역도 아니지만 크게 즐거움도 아니라는 게 신기합니다. 특별히 맛있게 생겨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고 얕은 포만감에도 모든 식욕이 완벽하게 아웃되었습니다.
어쨌든 몸은 상당히 가벼워져서 빠르게 걷거나 계단 오르는데 다리는 무거울지언정 숨찬 증상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 신기한 게 체중 감량 없을 때도 숨찬 증상 없어졌다는 것. 말하자면 호흡이 굉장이 좋아진 것이지요. 흠... 그게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이사 오고 다음 날 편의점 비빔밥 도시락 사 먹은 게 밥을 먹은 것의 처음이고-힘을 써야 할 것 같아서 일부러 탄수화물 섭취 한 것- 엊그제는 현미밥 지어 근대 된장국 끓여 하루 동안 먹었습니다. 적어도 내 몸의 인슐린 대사에 고마운 것은 탄수화물이나 당 절제하다가 섭취하면 오는 치명적인 증상이 1도 없다는 것입니다.
느긋하게 한 달에 2킬로그램 씩 일년이면 24킬로... 쌀 세 말입니다. 그 정도면 뭐 건강하게 몸 무겁지 않고 골골거리지 않으며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뚱뚱했어도 골골대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얼마 전에 찍은 사진 보니 제법 턱선이 날카로워졌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희한한 것은 몸이 지나치게 힘들면 체중은 줄어드는 대신 오히려 늘어납니다. 스스로 살아내느라 몸에 전해질을 축적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잠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는... 잘 자고 나면 몸이 훅!! 가볍습니다.
크게 동동거리지 않고 과하게 집착하지 않으니 시간에 비례해서 몸은 제자리를 잡아갑니다.
식욕에 죄책감이 들거나 쾌락이 일어나지 않는 걸 보면 실실 자연에 순응하는 인간이 되는지도... 하하하